검찰 수사심의위 "'불법출금 의혹' 이성윤 기소해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10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수사심의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와 기소의 적절성을 심의한 결과 더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말고 재판에 넘길 것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해 열리는 위원회입니다.

이 지검장의 공소 제기에 대해서는 13명의 위원 가운데 8명이 찬성, 4명이 반대 의견을 냈고, 나머지 1명은 기권했습니다. 수사 계속 여부에 대해서는 8명이 반대, 3명이 찬성, 2명이 기권 의견을 냈습니다. 수사심의위 안건은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합니다.

양창수 수사심의위원장은 "양측에서 각자 의견을 설명했고 현안위원들이 충분히 질문을 했다"며 "분위기는 진지하게 진행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수사심의위의 권고는 구속력이 없어 불기소 의견이 나와도 검찰이 이를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수사심의위가 이 지검장의 기소를 권고함으로써 검찰은 조만간 이 지검장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 회의는 4시간만인 오후 6시께 끝이 났습니다.

수사팀은 회의에서 수사 자료 등을 토대로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출금 의혹 수사를 중단하기 위한 외압을 행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이 지검장은 부당한 외압을 가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후 반차를 내고 수사심의위에 직접 참석했지만 결국 현안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현안위원들이 압도적으로 수사팀의 기소 의견에 힘을 실으면서 이 지검장은 기소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외부전문가도 이 지검장의 기소가 필요하다고 권고하면서 곧 예정된 검찰 인사에서 이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고검장 승진도 쉽지 않아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