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린이 날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화상으로 어린이들을 만났는데요. 천진난만한 어린이들, 문 대통령에게 각종 질문을 쏟아냈다고 하는데, 어떤 질문들이 나왔는지 김은미 기자의 백브리핑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원래 매년 어린이날에는 어린이들이 청와대로 초청이 되는데, 코로나19 이것도 여의치 않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어제 행사, 랜선으로 어떻게 진행이 된 건지 잠깐 엿보고 올까요?
『SYNC: 어린이날 '청와대 어린이 랜선초청 만남' 』
사실 다 큰 어른들도 평생 살면서 대통령과 이야기해보는 건 쉬운 경험이 아닌데, 아이들, 정말 깜짝 놀라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던진 질문이 더 재밌습니다. 같이 보시죠.
『SYNC: 진행자
"질문이 있는 친구가, 누가 누가 질문이 있을까?"』
『SYNC: 허선민 / 초등학생
"대통령님께서는 몇 시에 주무시나요?"』
『SYNC: 청와대 어린이 랜선초청 만남
"예, 대통령 할아버지는 잠을 좀 늦게 자요. 대통령 할아버지는 할 일도 많고 또 봐야 되는 서류도 많거든요? 그래서 밤 한 12시쯤 되어야 잠자리에 든답니다. 여러분은, 어린이 여러분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한 어린이가 되세요!"』
【 앵커 】
대통령은 과연 몇시에 잘까 이게 제일 궁금했었나봐요?
【 기자 】
저도, 문 대통령이 몇 시에 잘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저 질문을 들으면서 '그러고 보니 궁금하네' 싶더라고요.
【 앵커 】
상당히 기발한 질문이네요? 뭐 재밌는 질문 또 없었어요?
【 기자 】
아이들이 질문을 하나만 하고 그만두는 법은 거의 없죠. '왜? 엄마, 왜? 왜 그런 건데?' 후속 질문이 거의 폭포수인데.
이런 질문도 있었습니다.
『SYNC: 김선호 / 초등학생
"청와대 안에는 강아지를 키우나요? 키운다면 몇마리를 키우나요?"』
『SYNC: 김정숙 여사
"개가 네 마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찡찡이라고 그러는 고양이도 한 마리 키우고 있는데. 우리 키우는 마루도 고양이 찡찡이도 할아버지 할머니예요."』
『SYNC: 박지원 초등학생
"어린이날 받으신 선물 중에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SYNC: 권덕철 / 복지부 장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색연필이 너무 좋았고요. 또 점심에 자장면을 먹는 게 너무 좋았어요. 하하하."』
『SYNC: 유은혜 / 교육부 장관
"저희 어릴 때는 아주 좋은날이면 자장면 먹는 게 가장 큰 선물이었어요. 그래서 자장면 먹은 기억이 제일 확실하게 나고요. 무엇보다도 자장면 먹은 게 항상 생각이 많이 나요."』
보시면,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김정숙 여사, 장관, 부총리까지 모두 돌아가면서 대답을 했는데요.
어린이날 선물에 대한 질문에 장관들이 답변한 걸 보면서 '그래, 옛날엔 자장면이었지~'하는 분들 꽤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어린이들 보다 앞서서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 2019년 국회의사당 분수대에서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을 뿌려서 문 대통령에게 모욕죄로 고소당했던 시민단체 '터닝포인트 코리아'의 김정식 대표입니다.
【 앵커 】
글쎄요. 이 사람이 한 걸 질문이라고 볼 수 있나요? 이건 비난 아니에요?
【 기자 】
네, 질문으로 명명하기엔 좀 부적절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질문'이라고 말씀을 드린 건 이 김정식 대표 왈 "난 선친이 친일이란 의혹에 답을 듣고자 했을 뿐이다", 다시 말해 '난 질문을 한 것'이라고 항변했기 때문인데요.
앵커 말씀처럼 이 사람, 단순한 의혹을 제기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방송에 다소 부적절한 내용이 있어서 다는 전달해드리지 못합니다만, 전단엔 문 대통령을 '개'에 비유한 일본 극우 잡지의 표지 사진을 그대로 실었고, 문 대통령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지난 4일, 청와대가 김정식 대표에 대한 모욕죄 고소를 취하하면서 한 발언, 같이 들어보시죠.
『SYNC: 박경미 / 청와대 대변인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전단 배포에 의한 모욕죄에 관련하여 처벌 의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들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혐오스러운 표현도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용인해 왔습니다. 이 사안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혐오와 조롱을 떠나 일본 극우 주간지 표현을 무차별적으로 인용하는 등 국격과 국민의 명예, 남북관계 등 국가의 미래에 미치는 해악을 고려하여 대응했던 것입니다."』
다른 혐오 표현 등에 대해선 표현의 자유로 용인해왔지만 국격, 국가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있어서 고소했었던 거란 설명이었는데요.
김정식 대표,
"인간 대 인간으로 미안하다"
"개인 입장에선 혐오와 조롱으로 느껴지고 심히 모욕적이었을 수 있겠다는 것에 동의한다"
라고 자신의 잘못을 일부 시인하는 듯한 말을 하면서도
"국격과 국민의 명예, 국가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행위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박경미 대변인의 말을 받아쳤습니다.
【 앵커 】
같은 질문으로 본다고 해도, 저렇게 질문하면 대답할 기분은 안 날 것 같긴 합니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