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마시스(왼쪽)와 에스디바이오센서(오른쪽) 구성품. |
지난달 29일부터 의료진의 도움 없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가 전국 약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건부 허가한 항원방식 자가검사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 셀트리온 3가지 제품이다. 기자는 지난 3일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 두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니 약 20분 정도면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자가검사키트를 구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29일 전국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는 말에 퇴근 후 충무로역 근처 한 약국에 들러 자가검사키트가 들어왔느냐 물었다. 약사는 다음주나 돼야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주변 약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기자는 이날 서울에 있는 약국 10곳을 방문했지만, 모두 허탕이었다. 자가검사키트가 아직 들어오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고, 자가검사키트가 들어왔더라도 금방 다 팔려 재고가 모두 소진된 상황이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자가검사키트를 판매하는 종로구 A약국의 약사는 "어제(29일) 100개 정도가 들어왔었는데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지금은 동난 상태다. 내일은 500개 정도가 다시 들어올 예정이니 내일 오전에 오시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자가검사키트가 들어온 약국과 들어오지 않은 약국이 나뉘었다. 이유는 약국별로 신청해 자가검사키트를 들여오는 식이기 때문이다. 발 빠른 약국에서 신청을 먼저 하면 다른 약국보다 빨리 받을 수 있다는 것.
자가검사키트를 들여온 중구에 있는 B약구의 약사는 "자가검사키트와 관련해서 여기 저기서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는데 물량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았다"며 "얼른 오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근 후 급하게 약국에 들러 휴마시스 자가검사키트를 구매했다.
토요일인 1일 오전 다시 한 번 A 약국에 전화를 걸어 에스디바이오센서 자가검사키트가 있는 지 물었다. 약사는 "500개가 들어오기로 했는데, 에스디바이오센서에서 자가'진단'키트 문구를 자가'검사'키트로 바꾸는 작업을 한다고 해 제품을 가져가 라벨링 작업에 들어갔다"며 "다음주쯤에 다시 들어올 것 같다"고 말했다.
↑ 자가 진단 테스트기에 검체를 넣고 15분을 기다리니 대조선(C라인)에 붉은 선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
기자가 이날 설명서를 펼처 읽는 것부터 검체를 테스트기에 떨어뜨릴 때까지 총 시간은 5분 남짓. 결과를 기다리는 15분을 포함하면 약 20분 안에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사용법 자체는 간단한다. 설명서에 따르면 멸균면봉을 양쪽 콧 속에 약 1.5cm까지 넣어 5~10회를 문질러 준 뒤에 이를 검사 시약이 들어있는 용액통에 넣고 저어준다. 이후 용액을 검사기에 부어주면 된다.
기자는 먼저 자가검사테스트 설명서를 펼쳐 읽고, 손을 깨끗이 씻고 왔다. 용액통의 뚜껑을 벗겨 패키지의 용액통을 꽂는 곳에 꽂아 고정한다. 멸균면봉을 양 쪽 콧 속에 약 1.5cm까지 넣어 5~10회를 문질러준다. 사용법은 간단하지만 제대로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컸다. 면봉으로 콧속을 휘휘 젓는데 눈물이 나오고, 재채기를 하기도 했다.
결과를 보기 위해 15분을 기다리는데, 혹시나 양성 반응이 나올까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 대조선(C라인)에 선명한 붉은 선이 나타났다. 정확한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서는 15분이 지나야 하지만, 사실상 검체를 넣고 약 1~2분 사이면 대조선에 희미하게 붉은 선이 나타난다. 대조선(C라인)에 붉은 선이 생겨야 한다. 만약 대조선(C라인)에 붉은 선이 가지 않는다면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대조선(C라인)이 뜬 채로 만약 시험선(T라인)에도 빨간 선이 나타난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조선(C라인)이 나타난 경우,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관련 증상이 있으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조선(C라인)과 시험선(T라인)이 모두 나타난 경우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이 발견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PCR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체를 검사용 키트에 떨어뜨리고 15~30분 사이에 나온 결과만 신뢰할 수 있다.
자가검사키트 사용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검사 정확도에 대한 의구심과 비싼 가격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한 김모(24)씨는 "보건소나 병원같은 곳은 내가 감염이 안됐어도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을 만날 확률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직접 가는 게 더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면서도 "자가검사키트 가격이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자가검사키트 2세트가 들어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가격은 1만6000원이고 휴마시스는 8000원이다.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해본 이모(54)씨는 "기침이나 콧물 등 가벼운 증상이 있을 때 굳이 보건소까지 안가도 되고 집에서 검사를 간단히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며 "하지만 검사를 하는 내내 잘 하고 있는 건지 검사 결과가 정확한 것일지 의문이 계속해서 들었다"고 했다. 기자 역시 검사를 하는 내내 '이렇게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 사용 설명서를 몇번이고 들여다봤다.
이런 까닭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자가검사키트를 보조 수단으로 이용해줄 것을 강조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9일 자가검사와 관련해 "자가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지체 없이 PCR검사를 받아야 하고, 음성이라도 가짜 음성일 수 있어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는 PCR검사를 별도로 받는 것이 필요하고, (자가검사 결과가) 양성인 경우는 자가격리 수칙을 지켜달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반응시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1derlan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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