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에 결국 눈물을 보였습니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보다 12살 아래로, 2012년 정 추기경의 뒤를 이어 후임 서울대교구장을 맡았습니다. 선배 사제 퇴임 후에는 지근거리에서 그를 지켜봐 왔습니다.
지난 2월 22일에는 병세가 위중했던 정 추기경에게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드리기도 했으며, 지난달 27일 정 추기경이 선종하자 명동성당에 빈소를 마련해 조문객을 받았습니다.
조문 마지막 날인 어제(30일) 종교 지도자들이 참배차 명동성당에 들렀을 때도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오늘(1일) 주교단과 공동 집전한 장례미사에서는 결국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염 추기경은 강론을 진행하던 중 수차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는 "교회의 큰 사제이자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참 슬프고 어려운 일"이라며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이제 의지하고 기댈 분이 없어 참 허전하다'고 하시던 정 추기경님의 말씀을 저도 깊이 더 실감하게 된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마음으로 정 추기경님을 많이 의지했던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울 때 찾아뵙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했다"고 돌아봤습니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님께서는 당신의 사목표어인 '모든 이에게 모든 것'(옴니부스 옴니아·Omnibus Omnia)처럼 인생을 사셨다"며 "정 추기경님은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 늘 강조하셨고 마지막 말씀에서도 행복하게 사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모든 것을 버릴 때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지난달 27일 노환으로 선종한 정 추기경은 장례미사를 마지막으로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그의 묘소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과 김옥균 주교가 잠든 천주교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묘역의 작은 공간에 마련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