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arn! KOREAN with TinyTAN` 패키지 [사진 = 하이브에듀] |
'모티펜(Motipen)'의 전원이 켜지자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학습자 이름을 불러주며 공부를 응원했다. 모티펜은 하이브에듀가 최근 출시한 한국어 교재 '런! 코리안 위드 타이니탄(Learn! KOREAN with TinyTAN)'의 구성품으로, 교재 속 글자에 펜 끝을 대면 글자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음성으로 출력해주는 학습 보조기기다. 소리로 출력되는 언어는 사용자 설정에 따라 한국어·영어·스페인어·일어 4개 언어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BTS를 필두로 하는 한류열풍 영향으로 해외에서 한국어 학습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 콘텐츠가 일종의 문화상품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교육기업은 한국어 교재에 '에듀테크(교육+기술)'와 문화를 접목하는 방법으로 한국어 교육의 새 활로를 열고 있다.
하이브의 교육 부문 자회사 하이브에듀는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신사옥 1층 미팅룸에서 신제품 시연회를 진행했다.
앞서 하이브에듀는 지난해 8월 '런 코리안 위드 BTS(Learn! KOREAN with BTS)'를 출시했다. BTS 멤버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듣고 따라하면서 한국어 기본 표현과 한국 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교재는 미국, 카나다, 일본, 독일 등 30개국에 약 30만권 팔렸다. 올해 초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초기 구매자 78%가 교재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약 8개월 만에 출시된 이번 패키지는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설계됐다. 한글 자음·모음부터 글자의 구조와 받침, 발음 규칙 등을 차근차근 익힐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됐다. 지난해 출시된 패키지와 차별점은 '오디오 개인화 서비스'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서비스 페이지에서 학습자 이름을 입력하고, 가장 좋아하는 BTS 멤버를 한 명 선택하면 '모티펜'의 전원을 켤 때마다 한국어로 BTS 멤버의 응원을 받을 수 있다.
↑ 최영남 하이브에듀 사업대표가 `모티펜`을 쥐고 있다 [사진 = 하이브에듀] |
모티펜에서 출력되는 음성은 인공지능이 BTS 멤버들의 목소리를 6개월여 학습한 결과다. 여기에 '텍스트 음성 변환기술(TTS)'을 활용했다. 지난해 출시된 패키지에서'도 비슷한 기능은 있었지만 이는 일일이 BTS 멤버들이 목소리를 녹음한 결과물이었다. 최 대표는 "BTS는 여태껏 팬들과 함께한 콘텐츠가 정말 많다. 여러 콘텐츠 중 학습에 도움이 될 만큼 발음이 명확하고, 여러 뉘앙스로 표현한 것들을 발췌해 AI로 훈련시켰다"며 "기술적인 진보 그 자체보다는 사용자들의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교재 곳곳엔 QR코드가 삽입돼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져다 대면 BTS 멤버들이 출연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것 또한 학습자들이 한국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고 교재를 끝마치도록 하는 동기부여 장치인 셈이다. 최 대표는 "학습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자 했다. 교재를 보면서 학습자들이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했다.
하이브에듀는 학습자들이 교재 내용을 잘 소화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예를 들면, 교재 내 QR코드 열람 횟수를 통해 학습자들이 어느 대목에서 어려움을 겪었는지, 어느 단계에서 학습을 중도 포기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같은 통계 정보는 추후 하이브에듀가 보다 학습자들에게 친화적
한편 하이브에듀가 지난해 출시한 교재는 영국 셰필드대, 미국 미들베리대, 프랑스 EDHEC, 베트남 하노이국립외대 등에서 한국어 강좌 정식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콘텐츠 개발과 감수엔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콘텐츠연구소가 참여했다.
[문광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