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재 참사로 노동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 물류센터 발주처 한익스프레스가 노동계가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 오명을 쓰게 됐습니다.
산재 사망대책 마련 공동캠페인단은 오늘(28일)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지난해 산재가 잦았던 기업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 명단은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 발생보고 등을 근거로 작성된 것입니다.
지난해 4월 화재로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친 한익스프레스 참사가 1위로 선정됐고, 같은 해 7월 용인 물류센터 화재(5명 사망)를 낳은 오뚜기물류서비스와 7∼12월 추락·폭발 등 산재(총 5명 사망)가 발생한 포스코가 공동 2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GS건설·창성건설·현대건설·현대중공업(각 4명 사망)과 SK건설·금호건설·두산건설·대우건설·오렌지엔지니어링·현대엘리베이터(각 3명 사망)가 뒤를 이었습니다.
산재 사망자는 포스코 1명과 현대중공업 2명을 빼면 모두 하청 노동자로 조사됐으며,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한익스프레스의 경우 사망자 전원이 재하청 소속이었습니다.
캠페인단은 "발표된 명단에서 사망자의 96%가 하청 노동자"라며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쿠팡은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을 받았다. 캠페인단은 "지난해 쿠팡에서는 239건의 산재 신청이 있었고 84명(가족 포함 154명)의 노동자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쿠팡은 산재 신청에 '노동자 탓하기'로 일관하며 불인정 의견서를 적극적으로 제출했으나 의견서를 낸 사안 중 77.9%가 산재로 인정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회견에는 산재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참석했습니다.
한편 '직업성·환경성 암환자 찾기 119'(직업성암119)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과 함께 5월 한달 동안 직업성 암 환자 찾기 운동을 벌여 당국에 집단 산재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추정하는 직업성 암 비율(전체 암 발병의 4%가량)을 한국에 적용하면 매년 9천600명이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아야 하지만, 실제 2015∼2018년에는 연 평균 143명만 인정돼 국내 전체 암 발병의 0.06%에 그쳤다"고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