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머리에 끈 다발 올리고 조롱…벌금 700만원 확정

↑ 대법원 [매경DB]

장애인의 머리에 쇼핑백 끈 다발을 올리고 조롱한 사회복지사에 대해 대법원이 벌금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회복지사 A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판결에 따르면 서울의 한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18년 3월 지적장애 3급 장애인 B씨의 머리에 쇼핑백 끈 다발을 올려놓고 다른 근로자들에게 "여러분 B씨 어때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B씨의 사진을 찍고 B씨로 하여금 스스로 눈을 찌르고 우는 시늉을 하도록 지시했다.
A씨는 "B씨 머리에 끈 다발을 올린 적은 없으며 눈을 찌르고 우는 척하도록 한 것은 원래 종종 하던 행동으로 서로 웃자고 한 것"이라며 학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B씨는 평소 A씨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퇴근을 못하게 하고 혼을 내 평소 그를 두려워했으며, 어쩔 수 없이 지시에 따랐다고 했다.
1, 2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평소 거짓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고 피고인 측 증인들이 말하고 있으며 녹음자료에 의해도 피해자의 머리에 끈 다발을 올려놓은 주체는 피고인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자는 무척 창피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이같은 행위는 객관적으로 봐도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학대의 정도가 중하지 않고 A씨가 오랜 기간 사회복지사로 별다른 문제 없이 근무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