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으로 이달 17일부터 도심부 일반도로에서 시속 50㎞의 제한속도가 적용되고, 주택가 등 이면도로에서는 시속 30㎞로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합니다. 운전자 입장에선 답답함을 느낄만한 속도인데, 정말로 교통사고가 줄어드는지 주행속도의 현격한 감소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A: 주행속도를 시속 50㎞로 줄일 때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경찰도 예외없이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렇지만 김창룡 경찰청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국민들께서 조금 답답하실 수 있지만, 보행자의 사고 사망률을 확 낮출 수 있는 만큼 안전을 위한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실제로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속 60㎞에서 시속 50㎞로 10㎞ 낮출 때 보행자와 차량의 충돌시 사망 가능성이 30% 감소한다고 합니다. 차가 시속 60㎞일 때 보행자를 치면 보행자의 사망 확률이 85%나 되지만, 시속 50㎞ 속도에선 55%로 확 낮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차량의 주행속도 측면에서 봐도 안전속도5030으로 인해 크게 느려지진 않았습니다. 서울과 부산 광주 등에서 실험해 본 결과가 있습니다. 서울시청에서 김포공항까지 18.8㎞를 주행하는데 증가한 시간은 최대 3.5분(낮 시간대) 정도에 불과합니다. 출근시간에는 2.5분, 퇴근시간은 1분 느려졌을 뿐입니다.
Q: 안전속도 5030 왜 추진하는 것인가요?
A: 최근에는 교통사고 건수는 물론이고 사망자수도 많이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우리나라는 한 때 인구대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위치했던 적이 있습니다. 통계를 보겠습니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5.9명(2020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5.6명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별로 높은 수준이 아니어서 이제는 누가 봐도 우리나라가 교통사고 다발국이라는 오명을 쓰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정도에 만족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정부는 사실 지난 정권에서부터 교통사고 사망자 중 다수는 차량이 보행자를 치면서 발생한다는 점, 다른 선진국에 비해 보행중 사망하는 사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행중 차량과 부딪혀서 사망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전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중 보행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20.5%에 불과한 OECD 평균의 두배 가량 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보행중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례를 줄이면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수를 확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그 가장 좋은 방법으로 검토된 것이 바로 도심내 일반도로에서 주행속도를 낮추고, 주택가, 스쿨존 등에서 주행속도를 확실하게 낮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추진될 것 중에는 우회전시 잠시라도 완전하게 정지했다가 재출발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Q: 안전속도5030의 실제사례는?
A: 실제 다른 나라에서의 사례는 많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47개국에서 우리의 안전속도 5030과 유사한 제도가 시행중입니다. 실제 덴마크(도입시기 1990년), 호주(2005년), 헝가리(2006년) 등에서 일반도로 주행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낮췄는데 각각 24%, 12%, 18%의 사망자 수 감소 효과를 봤습니다. 부산 영도구에서는 2017년 6월부터 안전속도 5030을 시범운영했는데,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24.2%나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부산 영도구의 경우 사고건수는 4.65%가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사망자수는 24.2%가 줄었고, 특히 보행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37.5%, 심야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42.2%가 줄었습니다. 이는 모두 제도의 시범운영 전 5년 평균치에 비해 제도 시행 이후 1년 동안의 수치를 비교해 얻은 결과입니다.
Q: 주행속도 진짜 안느려지나?
A: 차량의 소통이 느려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별차이 없다'는 실증분석 결과가 있을 뿐, 운전자들의 우려처럼 차량 소통이 느려지진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서울 도심에서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낮추자 밤 시간대는 평균 주행속도가 새벽 3시 기준 시속 5.4㎞(시속 44.5㎞->39.1㎞) 정도 낮아졌지만, 낮 시간대에는 오히려 시속 3.3㎞(시속 28㎞->31.3㎞, 오전 11시 기준) 높아졌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차가 없는 밤이나 새벽시간에 불필요하게 과속하는 차량이 확연히 줄어든 반면, 낮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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