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2개월 여아' 엄마, 사기 혐의 징역 10개월 구형

인천 한 모텔에서 아버지의 학대로 생후 2개월 딸이 중태에 빠질 당시 사기 혐의로 이미 구속돼 사건 현장에 없었던 친모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김은엽 판사 심리로 오늘(21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22세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18년 12월 8일 피해자에게 10만원을 받는 등 2019년 1월 3일까지 총 47차례에 걸쳐 1천100여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며 A씨의 공소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의 범행 기간과 액수 등을 고려해 구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보증금 문제로 고소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친구에게 빌린 돈을 제대로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생년월일 등을 묻는 재판장의 인정신문에 또박또박하게 답했습니다.

그는 "친구에게 매일 미안하고 반성하는 마음"이라며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더는 잘못을 안하고 잘못을 뉘우치겠다"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A씨는 친구에게 돈을 빌릴 때 수술비나 진료비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돈이 필요해 범행했습니다.

A씨의 변호인은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니까 진단비 등 얘기를 하게 됐다"며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생계형 범죄"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이들에 대한 강한 보육 의지가 있고 지원센터나 구청 등에서 지원하겠다고 하는 부분은 재범 위험성을 낮추는 요소"라며 "하루빨리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A씨의 사연에 '아동학대피해가족협의회'는 합의금을 지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최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했습니다.

이 단체는 A씨가 갚지 않은 피해 금액 중 일부를 대신 변제해 A씨의 석방을 돕고 싶다고 했습니다. A씨 가족의 주소지에 있는 행정복지센터로는 시민 6∼7명이 A씨 가족을 후원하겠다고 했으며 이 중 2명이 10만원씩 총 20만원을 보냈습니다.

남동구 관계자는 "A씨가 경제적인 문제로 고소를 당하면서 사건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협의회 회원들이 합의금을 지원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다가 4월 6일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습니다.

이후 생후 2개월 된 딸 B양은 4월 13일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친부 C씨의 학대로 뇌출혈 증상을 보이며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A씨는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였고, 체포된 당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없이 곧바로 구속됐습니다.

B양을 학대해 심하게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된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꾸 울어 화가 나서 딸 아이를 탁자에 던졌다"며 학대 행위를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