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은 설립 50주년을 맞아 호암교수회관에서 '한국사회의 위기와 사회과학'을 주제로 제1회 사회과학포럼을 개최했다. <자료=서울대 사회과학대학> |
20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은 설립 50주년을 맞아 호암교수회관에서 '한국사회의 위기와 사회과학'을 주제로 제1회 사회과학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엔 송 교수를 비롯해 박찬욱 서울대 전 교육부총장,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강찬호 중앙일보 부국장,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박찬수 한겨레신문 선임논설위원,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기조 발제에 나선 송 교수는 "포항공대 교수로 있으며 사회과학이 변두리 학문이라는 고립감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대학의 주도권이 이공계로 넘어가면서 '과학의 독주'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1994년부터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18년 포항공대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양극화와 사회갈등 심화에 대한 연구업적으로 서울대 최초 인문·사회학 분야 석좌교수로 임용되기도 했다.
그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집단화된 목소리를 내는 기관이나 싱크탱크가 사라지고 인문학은 노년의 수양을 위한 사치품으로 변했다"며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보틱스, 빅데이터는 이공계의 전유물이 돼버렸고 인문사회과학은 외곽에서 구경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공론장이 분열되고 인종, 종교, 계층, 세대경험 등으로 분절선이 강화되고 있다"며 "사회과학 연구가 소규모 생산만 하고 다양한 융합·협력연구엔 훈련이 안 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1세기형 사회과학으로 '감시사회과학'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했다. 송 교수는 이를 "과학기술의 독주 시대에 과학문명이 인간성과 인류공동체를 파괴할 위험을 감지하고, 이를 사전에 억제·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비판과학"이라고 설명했다. 과학 문명이 인간주의적 원리에 충실하도록 사회적 통제를 연구하고 개입한다는 것이다. 또 인간의 화해적 질서와 인본주의적 가치를 만드는 '규율사회과학'과 과학기술문명에 개입하는 '데이터사회과학' 두 가지로 구분했다.
아울러 "사회과학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젠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며 "컴퓨터 언어·빅데이터 활용 능력을 공통기초과목으로 배우게 하고 국가지원 대규모 사회과학연구소를 설치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강원택 교수는 "최근 캠프정치가 활성화되면서 많은 학자들이 특정한 정파적 주장이나 노선의 입장을 정당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경우 합리적인 논쟁이 이뤄지기 굉장히 어렵고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적인 면에선 교수들이 심사 과정을 겪을 때마다 외국저널에 실린 논문을 선호하는 상황
이날 포럼에 이어 열린 사회대 발전위원회 출범식에선 정운찬 전 총리가 환영사를, 조순 전 서울시장(초대 사회대학장)과 이홍구 전 총리, 김종석 스페코 회장(문리과대학 동창회장)이 격려사를 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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