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쌍용차…법정관리 졸업 10년만에 또다시 법원이 관리

↑ 15일 법원이 쌍용자동차의 기업회생 개시를 결정한 가운데 15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본사에서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4.15. 한주형 기자

법원이 쌍용자동차의 기업회생 개시를 결정했다. 쌍용차는 지난 2011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만에 결국 다시 법원 관리 하게 들어가게 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부는 이날 오전 쌍용차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쌍용차가 지난해 12월 회생 개시 신청을 한 지 약 넉 달 만이다.
관리인은 정용원 쌍용차 전무로 결정됐다. 조사위원은 한영 회계법인이 맡는다.
법원은 앞서 KDB산업은행이 대표로 있는 채권자협의회와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 등에 정 전무를 단독 관리인 후보로 정해 이와 관련한 의견을 14일까지 달라고 요청했다. 예병태 사장이 투자 유치 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채권자협의회와 회생파산위원회는 정 전무를 관리인으로 지정하는 데 이견을 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쌍용차가 기업 회생과 함께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에 따라 그동안 2차례에 걸쳐 회생 개시 결정을 미뤄왔다.
법원은 지난달 2일 쌍용차에 비용예납명령을 한 데 이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인도중앙은행 승인서, HAAH오토모티브 투자와 관련한 투자의향서(LOI)나 가계약서, 쌍용차의 자구계획 관련 자료 제출을 보완하도록 보정명령을 내렸지만 보정기한까지 쌍용차는 끝내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의향서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난 2일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해 채권자협의회 등에 의견을 묻는 등 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앞으로는 채권 신고와 조사위원의 기업가치 조사, 관계인 집회, 회생계획안 제출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조사위원은 기업 실사 등을 통해 쌍용차의 채무 등 재산 상황과 회생 가능성 등을 평가해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따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청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몇몇 업체가 쌍용차 인수 의향을 드러낸 만큼 법원과 쌍용차, 채권자는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를 먼저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