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이 호흡곤란 신고가 접수돼 119구급대가 긴급 출동했다는 소식에 맏딸 노소영 씨가 "어제 또 한고비를 넘겼다. 호흡 보조 장치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노씨는 오늘(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의 인내심`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글에서 "한마디 말도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여년을 지낼 수 있을까?"라고 적었습니다.
"나는 단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 소뇌 위축증이란 희귀병인데 대뇌는 지장이 없어서 의식과 사고는 있다. (이것이 더 큰 고통이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이어 "때로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하는데,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어머니가 곁을 죽 지키셨다. 어머니의 영혼과 몸이 그야말로 나달나달해지도록 아버지를 섬기셨다"며 "한 분은 침대에 누워 말 없이, 다른 한 분은 겨우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매일 아침 견우와 직녀가 상봉하듯 서로를 어루만지며 위로 하신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노씨는 "지상에서 아버지(그리고 어머니)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며 "인내심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를 뵈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못 참을 게 없었다"며 "참·용·기(참고 용서하고 기다리라)가 아버지의 좌우명이다. 정말 어려운 길임에 틀림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제(9일) 오후 6시 40분쯤 서울 서대문
노 전 대통령은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회복되면서 구급대원들은 별도의 응급조치 없이 되돌아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