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기구 및 제약사와 2분기(4∼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일정을 확정함에 따라 일단 백신 확보와 관련해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각국의 백신 확보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3분기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오늘(2일)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등에 따르면 정부는 2분기에 들여오기로 한 백신 720만 명분(1천440만 회분) 중 671만6천 명분에 대해서는 도입 일정을 구체화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AZ)사로부터는 5월에 100만 명분, 6월에 250만 명분 등 총 350만 명분을 받고, 화이자사로부터는 4월 50만 명분, 5월 87만5천 명분, 6월 162만5천 명분 등 총 300만 명분을 받기로 일정을 확정했습니다.
두 제약사가 보낼 물량은 총 650만 명분입니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는 2분기에 105만 명분을 받기로 돼 있는데 이중 21만6천 명분은 내일(3일)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나머지 83만4천 명분의 경우 인도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날 "2분기 백신 720만 명분 도입이 확정되었고, 예정된 일정대로 공급될 것"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당초 계획대로 4∼5월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가 제약사·국제기구와 월별 도입 수량을 구체화한 만큼 2분기 접종의 불확실성은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다만 현재 확보한 물량만으로는 접종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는 상반기에 1천200만 명을 대상으로 최소 1차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인데 현재까지 국내에 들어왔거나 도착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온 물량은 889만5천 명분에 불과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얀센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이 2분기에 일부라도 들어와야 하지만 아직은 대략적인 계획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2분기부터 도입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각국의 '백신 전쟁' 상황을 고려하면 3분기가 돼야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11월 집단면역' 성공 여부는 사실 3분기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2분기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늘리거나 '쥐어짜는 주사기'로 불리는 국산 특수 주사기를 이용해 접종 인원을 늘릴 수도 있지만, 인구의 50%가량이 접종을 해야 하는 3분기에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게다가 정 총리가 11월 말이 아닌 9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에게 1차 접종을 끝내겠다는 한층 높은 수준의 접종 목표를 선언한 만큼 3분기에는 2천500만 명분 안팎의 백신이 국내로 들어와야 합니다.
백신 도입이 차질을 빚을 경우 대상자 변경이나 접종 연기는 물론이고 당초 도입 대상이 아니었던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이나 중국의 시노팜 백신의 도입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
이미 계약을 체결한 7천900만 명분이라도 반드시 들여오겠다는 목표입니다.
권덕철 TF팀장(복지부 장관)은 "범정부 차원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백신을 차질없이 확보하고 이를 통해 예방접종이 당초 계획대로 실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