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린이집만?"…코로나19 검사 의무화 형펑성 논란

전국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 30여만 명에게 월 1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제검사가 의무화되자 형평성 논란 등 불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유치원 및 초중고교는 물론 학원 선생님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어린이집 운영 실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어린이집 교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영유아를 돌보는 만큼, 더욱 방역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 검사 받지 않는 유치원 교사와 부모들은?…'형평성' 문제제기

오늘(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달부터 전국 어린이집 보육교사라면 월 1회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하는 것을 두고 반대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어제(31일) '보육교사도 지켜주세요'란 글을 쓴 청원인은 "이미 몇번이나 음성 판정 받았고 주말이면 자가격리 수준으로 개인 위생에 신경쓰고 있는 교사들에게 왜 심적인 힘듦까지 더하냐"며 "같은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유치원, 학교 교사들은 받지 않는 코로나 검사를 왜 보육교사만 계속 받는지 모르겠다. 보육교사의 인권도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보육교사 월 1회 코로나검사에 대해 반대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린 청원인 역시 "코로나19 검사를 하기 싫은 게 아니다.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을 생각해 한쪽으로 치우친 불공평한 정책에 대한 거부반응이 생긴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초중고 교사들은 교육부가 배포한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일 3가지(발열, 기침, 호흡곤란 여부 등) 질문에 스스로 답한 후 앱 상에서 정상 판정을 받으면 출근을 합니다.

이에 어린이집 교사들은 "제대로 하려면 등하원을 돕는 부모, 조부모 역시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을 경기도에서 근무 중이라고 밝힌 한 보육교사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무증상 확진임에도 등원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교사들이 검사를 한 달에 한 번 검사를 받아야 한다면 긴급 보육을 이용하는 부모님들과 아이들도 똑같이 한 달에 한 번 검사를 받고 모여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습니다.

일하는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등하원을 돕는 조부모도 많아진 만큼 어린이집에 등록된 아이들과 함께 거주하는 가족 중 1인이 매달 검사를 해야 공평하다는 주장입니다.

△ "쉬는 주말 시간내서? 아니면 일과시간에?"…검사 시간 논란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을 대상으로 월 1회 코로나19 선제검사 의무화 정책을 펼치며 검사는 가급적 평일 기본 보육시간 이후에 받길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평일 오후 4시 이후가 됩니다. 하지만 이는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보건소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문제가 야기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어린이집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선제검사가 후순위로 밀리다보니 검사 가능 시간대가 제한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경기도 수원에서 근무 중인 한 어린이집 교사는 "보건소에 전화해보니 평일 9시부터 1시까지, 2시부터 4시까지로 시간 정해져 있더라"라며 "주말에는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30명 제한을 둔다고 평일에 오라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결국 어린이집 일과 시간에 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아야만 하는 처지인 것입니다.

어린이집 교사들 사이에선 아이들이 등원하는 평일 일과 시간 중 검사를 받고 오라는 것인지, 일과 시간 중 검사를 받으면 해당 시간 아이들은 누가 돌봐줘야 하는지, 정부 차원에서 대체교사를 보내주는 것인지, 평일 검사가 어렵다면 주말 자유 시간을 할애해 다녀오라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선제검사 시간은 평일 오후 4시 이후를 권고한다"며 "그러나 전국의 보건소별 상황과 역량에 따라 이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초중고 교사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초중고 학생들과 달리 현재 영유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어서 더더욱 방역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그러한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들이다보니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백신 접종 이후에도 코로나19 선제검사를 매달 받아야 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미정인 상황입니다. 복지부 측은 "질병관리청의 결정에 따라 대응해야하는 부분이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8일부터 장애아 전문·통합 어린이집 교직원과 보건교사 1만5천 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합니다. 이어 전체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 28만4천 명을 대상으로는 2분기 중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