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치기 아냐" 양수 젖은 사진 내민 '구미 3세' 가족

경북 구미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사건과 관련 친모 A씨(49)의 딸 B씨(22)가 낳은 아이의 출생 직후 모습이 담긴 사진이 추가로 등장했습니다.

가족들은 사진 속 아이가 B씨가 키우던 아이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아이 바꿔치기'와 상반되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지난달 31일 한 언론은 B씨가 출산 직후 분만실에서 찍은 아이 사진을 단독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개한 사진에는 갓 태어난 아기가 초록색 수술보에 싸인 채 간호사에게 안겨 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사진은 지난 2018년 3월30일 낮 12시56분 구미시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찍은 사진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 가족은 이 사진 속 아이에 대해 "B씨가 낳고 키운 아이"라며 "경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이 바꿔치기가 산부인과에서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어 "B씨 전 남편이 아기를 낳자마자 촬영해 보여줬던 사진 같다"며 "그동안 아기가 커가면서 B씨가 찍은 사진들과 비교하면 눈·코·입 등 생김새가 모두 비슷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사진이 출산 직후 촬영된 사진이 맞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해당 언론에 "아기의 머리카락이 양수로 젖어 있고, 울고 있는 모습에다 녹색 수술보에 싸여있는 걸 보니 갓 태어난 아기가 맞다"며 "아기가 나온 직후 수술 장갑을 낀 간호사가 가족에게 아기를 보여주며 기념하는 전형적인 사진 같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경찰은 A씨가 B씨가 낳은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산부인과에서 바꿔치기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습니다.

B씨의 출산 직후 찍은 사진 속 신생아가 B씨가 키운 아이의 얼굴과 닮았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산부인과에서 혈액검사 전에 아이가 바뀌었다"는 경찰 수사 내용과 배치되는 겁니다.

그러나 경찰에 이어 검찰에서 실시한 DNA 검사 결과 숨진 아이의 친모는 A씨로 밝혀진 상황이며 5번에 걸친 DNA 검사 결과가 동일하게 A씨를 숨진 아이의 친모로 지목한 만큼 DNA 검사 결과의 오류 가능성은 적습니다.

현재 경찰은 A씨와 B씨 모두 아이를 낳았는데 B씨가 키우던 A씨의 아이는 사망했고, B씨가 낳은 아이는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DNA 검사 결과뿐 아니라 산부인과 기록상 아이가 B씨 부부 사이에서는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을 갖고 있다는 점도 '바꿔치기'의 유력한 단서로 꼽고 있으며 산부인과에서 찍은 신생아 사진에 인식표 발찌가 분리된 사진도 '바꿔치기'의 중요 단서로 확보했습니다.

단, 국과수는 경찰이 확보한 산부인과에서 찍은 신생아 사진들 속 아기들이 동일인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고, 경찰은 결국 A씨의 아이 바꿔치기 의혹에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는데 실패했습니다.

B씨가 출산 후 병원에 있던 7일 동안 찍은 아기 사진 3장을 본 전문가들은 사진 속 아이의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분석했으나, 사진들만으론 동일인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이상은 디지털뉴스부 기자 / chile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