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살 여자아이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친모가 자신이 낳은 아이와 딸이 출산한 아이를 산부인과에서 바꿔치기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숨진 아이의 혈액형이 미스터리를 푼 단서였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살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2월입니다.
숨진 아이의 엄마인 20대 여성이 구속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숨진 아이의 친모가 외할머니 석 모 씨로 밝혀진 겁니다.
▶ 인터뷰 : 석 모 씨 / 숨진 여아 친모 (지난 17일)
- "아니에요. 저는 딸을 낳은 적이 없어요. (다른 아이는 어디 있나요?) 낳은 적이 없어요."
경찰은 석 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와 큰 딸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정황을 포착했는데, 단서는 혈액형이었습니다.
산부인과 기록지에는 신생아의 혈액형이 A형으로 기록됐는데, 큰 딸 부부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라는 겁니다.
또 경찰은 석 씨가 3년 전 출산을 앞두고 '셀프 출산' 등을 검색한 사실도 파악했습니다.
이들을 근거로 경찰은 석 씨가 혼자 아이를 출산한 뒤, 산부인과의 신생아 혈액형 검사 전 아이를 바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긴 했지만 숨진 여아의 친부가 누군지, 딸이 낳은 아이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등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있습니다.
경찰은 입양기관 등을 대상으로 탐문 조사를 벌이는 한편, 석 씨와 관련된 남성들의 통화 기록과 금융 자료 등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