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투기 표적 된 시흥 과림동 농지

【 앵커멘트 】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농지가 외지인들의 투기 표적이 됐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사회부 민지숙 기자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 질문1 】
시흥시 '과림동', 이곳은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서 어떤 위치에 있길래 투기의 표적이 된 거죠?

【 기자 】
네, 원래 논이나 밭 같은 농지는 거래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과림동 한 지역에만 130건이라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매매가 이뤄진 겁니다.

애초에 광명시흥지구는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서울과 가깝고 최대 규모 사업으로 주목받았는데요.

참여연대 측은, 과림동에 공동 택지가 조성된다는 발표 전에 광범위한 투기가 발생했고, 여기에 LH직원들이 가담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질문2 】
처음 LH 투기 의혹이 나왔을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등장한 곳이 북시흥농협인데요.
어떤 곳이죠?

【 기자 】
지금 엘에이치 뒤에 엔에이치, 즉 농협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이 일대 LH직원들의 대출 대부분이 이 북시흥농협에서 이뤄졌습니다.

9명이 총 43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통상 담보의 7~80% 이뤄지는 대출이 90%까지 이뤄지면서 허술한 서류를 이들이 통과시켜줬을 것으로 의심되고 있습니다.

대출 심사 과정에 소득증명원 같은 서류가 필요한데 그러면 LH 직원들의 신분을 알 수밖에 없었을 거란 겁니다.


【 질문3 】
그런데 농협이든 관청에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농지를 살 이유가 있나요?

【 기자 】
일단 논과 밭 같은 농지는, 곧바로 건물을 올리고 개발할 수 있는 대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데요.

일단 앞으로 농사를 짓겠다 해서, 이 땅을 싼값에 사들인 뒤에 용도를 변경하는 작업을 하거나, 시세 차액을 노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신도시 개발과 같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면 막대한 보상까지 받을 수 있으니 1석 3조 효과를 기대하는 겁니다.

【 질문4 】
이익이 된다고 해도 농지법엔 농사를 지을 사람만 농지를 살 수 있게 되어 있는데. 허술한 부분이 있는 건가요?

【 기자 】
원칙적으로 본인이 농사를 짓고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지을 예정이 아니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는데요.

하지만 자격증명서류를 허위로 발급 받아'가짜농부' 행세하기 쉽다는 게 문제입니다.

LH직원들의 경우 '농사경력 7년'등 누가 봐도 거짓으로 적거나 빈칸으로 놔두는 등 엉망으로 쓴 서류에도 자격증이 발급됐다고 합니다.

【 질문4-1 】
그 자격증은 누가 발급해 주는데?

【 기자 】
해당 농지가 있는 지역의 시청이나 군청에서 서류를 검토해서 발급합니다.

【 질문5 】
허술하게 발급됐더라도 나중에라도 거짓인 게 확인되면 처벌을 받지 않나요?

【 기자 】
농지법상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 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는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관청에서 실제 농사를 짓는지 사후 확인이 이뤄지지 않고, 걸린다 해도 재판에서 실형 선고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대로 고물상이나 폐기물처리장으로 쓰거나 그대로 비워둬도 계획이 바뀌었다하면 처벌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농지법상 시세차익을 몰수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서, 벌금을 물어도 이 땅을 되팔아 수십억 차익을 남길 수 있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 질문6 】
그래서 정부가 투기 의혹자들 부당이익 못 취하도록 했다면서?

【 기자 】
LH직원들처럼 용버들 같은 희귀종을 심어 높은 보상을 노리는 꼼수를 막겠다는 건데요.

정부합동조사단은 앞으로 투기의심자 소유 토지에는 비정상적인 농작물에 대한 보상은 인정하지 않겠다.

특히 LH 투기 의심자에 대해서는 대토 보상을 처음부터 배제하겠다.

이런 내용이 담긴 후속조치를 발표했습니다.

【 질문6-1 】
그냥 그렇게 하기로 하면 되는건가?
국회에서 법을 바꾸지 않고도? 혹은 소급적용도 되는거?

【 기자 】
사실 이 후속조치는 최근 투기가 의심된 20명에 대한 내용인데요.

이들이 모두 LH 직원 대상이라 법이 없어도 LH내규를 수정하는 것으로 효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급적용을 할지와 같은 세부 내용은 내일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하면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위한 농지를 투기에 이용하는 이런 일은 막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