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4주, 9개월 가까이 된 태아를 낙태 수술 도중 숨지게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대법원이 살인죄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낙태 허용 기간을 임신 22주까지로 판단하긴 했는데, 아직 법이 다시 만들어지지 않아 낙태죄는 무죄로 본 겁니다.
박자은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9년 3월 산부인과」 전문의 윤 모 씨는 낙태수술 온라인 광고를 보고 연락한 산모에게서 "아이를 지워달라"는 부탁과 2천8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태아는 당시 산모 뱃속에서 34주, 9개월 가까이 돼 출산을 앞둔 시점이어서 2kg가 넘고 건강했지만 윤 씨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꺼냈고,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자 숨지게 한 뒤 의료폐기물로 둔갑시켜 수거업체에 넘겼습니다.
결국 윤 씨는 살인·낙태·사체손괴 혐의로 기소됐는데, 공교롭게도 사건 발생 한 달 뒤 헌재가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렸습니다.
「1심은 헌재가 낙태 허용 기간을 임신 22주까지로 판단한 걸 근거로, 34주 태아 낙태는 처벌할 수 있다고 봐 징역 3년 6개월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국회 개정 시한은 남았지만 헌재 결정에 따라 낙태죄는 무죄로 보는 대신 살인죄는 그대로 적용했고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습니다.」
▶ 인터뷰(☎) : 이윤우 / 변호사
- "「형벌에 관한 위헌 결정은 명문으로 소급해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번 대법원 판결은 타당한」…."
헌재 판단에 따라 국회가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해야 했지만 3개월 넘게 입법 공백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jadooly@mbn.co.kr]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