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성추행을 당하는 상황에서 손에 들고 있던 그릇을 휘둘러 성추행범을 다치게 했다면 상해죄가 성립할까요?
검찰은 유죄로 봤는데, 헌법재판소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8년 10월,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고시원에 살던 한국인 남성이 중국인 여성을 성추행하다가 현행범으로 붙잡힌 겁니다.
▶ 인터뷰(☎) : 배보윤 / 피해 여성 측 국선대리인
- "여성이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남성이) 밖에서 불을 껐다 켰다 하면서 희롱을 했어요. 샤워를 마치고 나왔는데 남성이 뒤따라와서 추행을…."
여성은 위기를 벗어나려고 손에 들고 있던 그릇을 휘둘렀고, 이 과정에서 남성의 귀가 찢어졌습니다.
검찰은 여성에 대해 상해 혐의는 인정하되 재판에 넘기지는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지만,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헌재는 "여성의 행위가 강제추행을 당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 인터뷰 : 유남석 / 헌법재판소장
- "청구인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여성 측은 "한국에 와서 어렵게 생활하다 불미스러운 일을 당했는데, 억울함을 풀어줘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원은 추행범 남성에 대해선 징역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김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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