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부모의 학대로 숨진 8살 초등학생이 장례도 없이 외롭게 이승을 떠났다.
9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부모 학대로 숨진 A양(8) 시신은 지난 6일 외조부에게 인계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한 손녀의 시신을 인천 한 병원에서 찾은 외조부는 별도 장례없이 화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양의 친부로 파악된 친모 B씨(28)의 전남편에게도 연락을 취했지만 딸의 시신을 찾으러 오지는 않았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친부에게는 딸이 사망한 사실 등을 통보했으나 따로 찾아오거나 하지는 않았으며 이후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 영종학부모연대 측은 A양을 위한 추모 공간을 마련하려 했으나, 유가족이 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서 불발됐다.
영종학부모연대 관계자는 "추모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와 중구청을 통해 알아봤지만 유족 측이 원치 않는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빈소도 없이 떠난 아이의 죽음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A양은 사망 당시 얼굴, 팔, 다리 등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난 채였으며 영양 결핍이 의심될 정도로 야윈 상태였다.
몸무게는 또래보다 10㎏가량 적은 15㎏ 안팎으로 추정됐고 집 앞에서는 최근에 주문한 기저귀 상자가 발견됐다.
A양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온몸 여러 부위에 손상이 있다"면서 "뇌 손상 여부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밝혔다.
경찰은 지난 2일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딸 C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로 B씨와 남편 C씨
계부는 "평소 훈육 목적으로 말을 듣지 않을 때 플라스틱 옷걸이로 체벌을 하거나 체벌 대신 밥을 주지 않은 적이 있으나 A양이 숨진 당일에는 전혀 때리지 않았다"는 기존 진술을 되풀이했다.
친모는 "딸을 학대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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