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마트에 물건 몽땅 채워 놓으세요. '돈쭐' 날 겁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마트 사장이 예리한 판단력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입니다.
오늘(5일) 인터넷 맘카페와 커뮤니티 등에는 '돈쭐 내주러 가자'며 마트 상호를 공유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던 A씨에게 힘을 내라는 응원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돈쭐은 돈과 혼쭐의 합성어로, '혼쭐이 나다'는 원래 의미와 달리 좋은 일을 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누리꾼들은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이렇게 좋은 분이 가까이 산다는 걸 알게 돼 뿌듯해 돈쭐내러 가려고 한다", "가족에게 퇴근길에 들러 장을 봐오라고 했다", "평소 마트 사장님이 자주 가는 학생들에게 이름도 불러주고 따뜻한 곳이다. 참 좋은 분이다", "한번 가봐야겠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오늘(5일) 찾아간 마트에서 사장인 57살 이인자 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손님을 맞고 있었습니다.
이 씨는 지팡이를 짚고 우유를 사러 온 노인에게 우유를 건네주고, 비어 있던 진열장에 물건을 채워 넣었습니다.
이 씨는 "물건을 많이 사가거나, 뉴스 내용을 봤다며 처음 가게에 들러 인사하는 손님은 없었다"면서도 "뉴스에 상호가 나가지 않았는데도 단골들이 와서 '계산대만 봐도 사장님이더라. 정말 좋은 일 한 것 같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씨는 지나친 관심이 혹여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A씨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걱정했습니다.
그는 "술과 번개탄을 사 갔던 손님이 이번 일을 계기로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고 믿으며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만약 우리 마트에 다시 온다면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고 희망했습니다.
앞서 이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 45분쯤 20여 분간 아무 말도 없이 소주와 번개탄을 사간 손님에게서 수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해 소중한 생명을 살렸습니다.
이씨는 마트를 나선 이 손님을 재빨리 쫓아가 차량번호를 확인하고 112에 "소주 2병과 번개탄을 사간 손님이
차량번호로 위치를 추적한 경찰은 2시간여 뒤 이 차량이 부안군 부안읍을 지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극단적 생각을 했던 이 운전자는 경찰 연락을 받고 온 가족들과 함께 귀가했습니다.
경찰은 신속한 신고로 시민을 구조하는 데 도움을 준 이 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