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동안 영어권 국가에서 기승을 부린 나이지리아 국제사기단의 국내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사칭한 메일을 보내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임진택 기자입니다.
【 기자 】
K 모 씨가 작년 말 유엔으로부터 받은 이메일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보낸 것으로 돼 있는 이메일에는 "국제 사기단에 당한 피해 보상금을 지급해 주겠다"며 수수료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K씨는 지난 2003년 메일 사기를 당해 수천 여만 원 상당의 피해를 본 터라, 잠시 의심은 했지만 보상금을 준다는데 솔깃해 또다시 속고야 말았습니다.
▶ 인터뷰 : K 모씨 / 피해자
- "전화통화를 하루에 수십 번 했으니까. 거기서 전화가 오고 여기서도 하게끔 만드니까."
처음에는 해외 계좌로 돈을 받았지만, 나중에는 아예 국내 계좌를 개설하고 유엔 직원이라며 돈을 빼 갔습니다.
▶ 인터뷰 : C모씨 / 피의자(나이지리아)
- "외교관으로 속여서 한국에 왔고 그들은(피해자들) 그렇게 믿었다."
경찰은 무차별로 사기 메일을 보내 내국인 3명에게 모두 8 천여만 원을 가로챈 나이지리아 국제 사기단 조직원 5명을 붙잡았습니다.
번역가, 전직 공무원, 중소기업 사장 등 영어에 능숙했던 피해자들은 이 때문에 오히려 사기의 표적이 됐습니다.
▶ 인터뷰 : 김기용 / 서울경찰청 외사계수사팀장
- "영어로 된 메일 중에 유엔 등 국제기구나 정부 관료를 사칭해서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에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경찰은 국내에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임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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