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초등학생인 조카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부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공소시효를 잘못 계산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이 남성은 법정 구속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66)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B씨의 악몽은 18년 전 초등학생이던 2003년 시작됐다. 가족 모임에 온 이모부 A씨에게 강제추행 당했다. A씨의 범행은 B씨가 중학생이 된 뒤에도 가족 모임이 있을 때마다 집과 차 안 등에서 이어졌다. B씨는 너무 끔찍했지만 부모가 알면 고통받을까 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참고 견뎠다. 그리고 B씨는 성인이 됐다.
2017년 어느날 갑자기 A씨에게 '합을 이루면 대운이 온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를 한 통 받았다. B씨는 과거 끔찍한 악몽이 떠올랐고, 더는 참을 수 없어 A씨를 고소했다. 법정에서 A씨는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공소시효는 7년인 만큼 2010년과 2011년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2010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돼 공소시효 산출 기준이 달라졌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가 성인이 된 때부터 적용하도록 바뀌었으며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범죄도 소급 적용됐다.
A씨 범행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 관련 법이 제정됐고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씨의 혐의 중 B씨의 기억과 일치하지 않은 2005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의 나이, 가해자와의 관계 등 때문에 제때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못한다"며 "기존 공소시효 제도 탓에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게 되는 부당한 상황이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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