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국내에서 사전계약 첫날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유럽에서도 하루 만에 사전계약 물량이 '완판'되며 초반 흥행몰이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 5와 기아의 CV(프로젝트명)를 앞세워 전기차 최대 시장인 유럽 시장에서 '쌍끌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28일 현대차 유럽법인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유럽에서 3천대 한정으로 아이오닉 5의 사전계약을 받은 결과 해당 물량의 3배가 넘는 1만여명이 몰리며 하루 만에 '완판'에 성공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계약금 1천유로(한화 약 136만원)를 받고 사전 계약을 진행한 만큼 실제로 구매 의사가 있는 이들이 계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 유럽법인 측은 아이오닉 5 공개 이후 차량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23만6천건에 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3일 베일을 벗은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첫 적용한 전기차로, 국내에서는 지난 25일 사전계약 첫날 2만3천760대를 기록하며 국내에서 출시된 완성차 모델의 사전계약 첫날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며, 5분만 충전해도 100㎞를 달릴 수 있다. 전용 플랫폼으로 바닥을 편평하게 해 공간 활용을 높였고,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형태로 전체 크기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투싼 수준이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3천㎜로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보다 깁니다.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한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5에 이어 다음 달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인 CV도 세계 최초로 공개합니다. 역시 E-GMP를 기반으로 한 CV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을 3초대에 구현한 모델로, 차명은 EV1∼EV9 중 하나로 정해질 예정입니다.
아이오닉 5와 CV 모두 유럽 시장 공략의 선봉에 나섭니다. 아이오닉 5가 유럽 시장부터 판매되는 데 이어 기아 CV도 오는 7월 국내와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판매되는 등 유럽 시장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5의 글로벌 판매 목표인 7만대 중에서도 유럽 시장 비중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의 경우 전체 크기는 준중형 수준이지만 대형차 수준의 실내 공간과 충전 편의성 등을 갖춰 실용적인 차를 선호하는 유럽 소비자의 취향에도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작년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는 총 74만5천684대 팔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19년(36만164대)의 2배로 늘어난 수준입니다. 올해 유럽 시장의 전기차 판매는 100만대로 예상됩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작년 서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9만5천917대를 판매했습니다. 이는 2019년 4만3천455대보다 120.7% 증가한 수치입니다. 차종별로는 코나EV 4만6천561대, 니로EV 3만1천32대, 아이오닉EV 1만325대, 쏘울EV 7천999대 등의 순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차종 판매가 20.8% 감소했음에도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19년 4.2%에서 작년 11.7%로 껑충 뛰었습니다.
올해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전기차 판매는 13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 16만대 중 7만대 이상을 유럽에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를 10만4천대로 잡았으며 이중 유럽에서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오닉 5의 성공 여부는 E-GMP에 대한 상품성을 평가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예상해 보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에서의 위상 강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