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기다리다 5m 운전 벌금 1200만원…누가 신고했나했더니

대리운전 기사가 오기 전 자신의 차량을 5m 가량 운전한 50대 남성이 벌금 1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4단독 김정석 부장판사는 음주운전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자정께 부산에서 지인과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승용차를 5m 정도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29%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A씨는 부산에서 울산으로 귀가하기 위해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동승했던 지인을 내려 주기 위해 모 식당 앞 편도 1차로 도로에 차를 멈췄으나 지인과 몇 분 실랑이를 벌이면서 하차가 지체됐다. A씨는 뒷 차량들이 울린 경적 소리를 대리운전 기사가 빨리 가자고 울린 것으로 오인하고 대리운전 기사를 내리게 했다.
A씨는 자신의 차량을 5m 가량 운전해 식당 주차장에 주차하고, 다시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다시 온 대리운전 기사는 앞서 왔던 사람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대리운전 기사는 A씨가 차량을 운전한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 측은 차량 이동 행위가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12년 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판결에 영향을 끼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승용차가 다른 차량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고 해도 운전 행위가 긴급피난 요건을 갖췄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울산 = 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