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폭행죄 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으면 유죄 안 돼"

↑ 대법원 전경 [사진 출처=연합뉴스]

폭행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했는데도 폭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의 폭행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변호인은 1심 판결 선고 전 피해자가 A씨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원심은 반의사불벌죄인 피해자에 대한 폭행의 점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원할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는 죄다.
판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6월 싸움을 말리는 B씨의 가슴을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1심 진행 중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절대로 원치 않으니 이번에 한해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 선처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했다. A씨는 B씨 폭행 외에도 술집 종업원 C씨를 폭행하고 허위신고를 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도 받았다.
1심은 C씨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무죄로 봤으나, B씨 폭행은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정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