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논문' 사태를 계기로 미국 학교 수업에 위안부 문제를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이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미국인들이 램지어 교수처럼 일본 우익의 역사 왜곡에 동조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눈 감는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취지에서입니다.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WHDEF·이하 역사재단)은 21일(현지시간) 위안부 문제에 관한 미국 중·고교 교육자료집 제작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정도를 제외하면 미국에서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명시한 곳은 없습니다. 따라서 교사들이 보편적인 주제인 인신매매나 전쟁범죄에 대해 가르칠 때 위안부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있도록 특별 교안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종우 재단 이사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램지어 교수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대항하려면 미래세대에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면서 "정확한 역사에 입각한 교육자료집을 만들어 '양화가 악화를 구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직 미 교사들과 학자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일선 교사들의 구미에 맞으면서도 일본 우익이 아닌 피해자들의 시각에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제작할 방침입니다.
교육자료집 제작을 위한 토론회에 램지어 교수도 초청, 논쟁을 벌여 논문의 자료와 증거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원으로 여섯 차례 교육자료집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 교사진과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역사재단은 자신했습니다.
교육자료집 제작을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작업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직접 인터뷰해 영어 자막을 붙여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하는 일입니다.
한국은 물론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의 생존 피해자들을 두루 만나 교육 주제에 맞게 통일성 있는 인터뷰할 필요가 있다고 재단은 밝혔습니다.
인터뷰 영상은 미국의 중·고교 수업에 사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국제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한국전쟁 유업재단을 통해 해외 참전용사들의 인터뷰를 디지털 아카이브화한 경험이 있는 한 이사장은 "위안부는 한일 간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권과 전쟁의 문제라는 점을 가르쳐야 한다"며 "미국의 학생들도 인권이라는 시각에서 전시 성노예와 현재의 인신매매 문제를 함께 생각해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예산이다. 역사재단에 따르면 자료집 제작 및 발간,
재단은 일단 자료집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정부나 민간에서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위안부 피해자 인터뷰 등의 후속 작업에 차질을 빚을 전망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