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카카오] |
# A씨는 최근 카카오톡 멀티 프로필 기능 때문에 친한 친구 B씨와 다툴 뻔했다.
A씨가 B씨와 또 다른 친구 C씨에게 멀티 프로필을 각각 다르게 설정해둔 것이 화근이 됐다. B씨는 C씨와 얘기를 나누던 도중 A씨가 자신은 빼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프로필로 설정 해놓은 것을 알았다. B씨는 왜 자신에게만 다른 프로필을 해놓은 것이냐고 A씨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지난달 28일 카카오톡은 멀티프로필 기능을 선보였다. 멀티프로필 기능은 사용자가 카카오톡 프로필을 여러 개 만들고, 프로필마다 보여주고 싶은 사람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 프로필 외 최대 3개의 멀티 프로필을 추가할 수 있어 사용자마다 총 4개의 프로필을 가질 수 있다. 카카오톡 내 이른바 '부캐' 시대를 열겠다는 포석인데, MZ(밀레니얼~Z)세대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특히 멀티 프로필 설정으로 친한 친구들, 연인들 간 '서운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져 이로 인한 고민도 깊어졌다.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에 "남자친구가 원래 내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안 해놓다가 멀티 프로필 기능이 나오니까 나만 보이는 멀티 프로필에 내 사진을 올려놨다"며 "괜히 멀티 프로필로 설정해둬서 남자친구의 기본 프로필이 안 보이는데, 이럴 때 남자친구한테 멀티 프로필 내려달라 하면 괜히 내가 의심하는 것처럼 보여 남자친구가 오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네티즌은 "멀티 프로필 출시될 때부터 이런 말 나올 줄 알았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MZ세대가 이토록 카카오톡 프로필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카카오톡 프로필은 MZ세대에게 자신의 '얼굴'과 같기 때문이다.
김다은씨(가명, 22)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 메시지를 설정할 때 정말 많이 고민한다. 내 최근의 기분이나 상태를 표현하기도 하고, 힘들 때는 '힘들다'는 상태를 보여줄 수 있는 상태 메시지 등 현 기분을 카카오톡 프로필 음악 등으로 보여주기도 한다"며 "다른 누군가가 보고 내 상태를 알아줬으면 한다는 마음보다는 그냥 나 자신을 표현한다는 의미가 큰 것 같다"고 답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 교수 역시 "카카오톡 프로필을 통해 자신의 표현하는 MZ세대에게는 그저 표현 수단을 뛰어넘어 '페르소나'로서 그 가치가 확장된 것"이라며 "기성세대에게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그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젊은 세대에겐 자신의 그 자체인 '실존'을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가치가 확장된 것이다. 그래서 카카오톡 프로필로 다양한 자신의 면모를 보여주는 사람도 또 그걸 보는 사람도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프로필이 MZ세대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이에 대한 반응도 제각기다. 친구, 연인과의 소소한 갈등으로 고민을 하는 MZ세대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부캐' 프로필을 마음껏 활용하는 이들도 많다. 직장인 2년차 박현우씨(가명, 27)는 "회사에서 나랑 평소의 내가 달라 그 이미지 간의 괴리가 좀 있는데, 굳이 회사 사람들에게 내 '본캐'를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 멀티 프로필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또 자신을 성소수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에 "성소수자로 멀티 프로필 기능 출시 이전에는 남들의 시선 때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1derlan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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