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강남역 번화가. 매장 영업 마감 시간인 저녁 10시가 되자 가게를 나온 사람들로 인파를 이뤘다. 도로에는 술에 취한 사람들이 호출한 택시가 '예약' 사인을 켜고 골목까지 들어왔고, 신논현역 등 인근 지하철 역에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20m가 넘는 줄이 생겼다.
봄날씨를 보였던 20일 토요일에도 이러한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서울 마포구 홍대 상권은 물론 한강과 도심 공원에서는 '1m 이상 거리두기'나 '5인 이상 집합 금지' 같은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민석 씨(가명·28)는 "날씨가 좋아지고 방역지침도 완화되면서 오랜만에 놀러 나왔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주점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시간이 저녁 10시까지 연장된 첫 주말 동안 주요 번화가는 유흥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평균 495명을 기록하고 그 중 이틀은 600명 이상을 기록했음에도 시민들은 방역 수칙 준수에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느슨해진 방역망은 2030 세대가 주로 찾는 주점에서 특히 쉽게 드러났다. 다섯 명이 넘는 일행이 점포 앞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담배를 피우다가 매장 안에서는 다른 테이블에 나눠 앉아 술자리를 가졌다.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방역 조치를 '쪼개 앉기 꼼수'로 교묘하게 피하는 모습이었다.
다중이용시설의 매장 영업 제한 조치를 지키지 않는 가게도 찾을 수 있었다. 19일 저녁 10시를 넘긴 시간에는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에 있는 바(bar)에서 나가지 않고 버티는 손님이 순찰을 돌던 경찰에게 적발됐다. 이달 초 서울 광진구 헌팅 포차에서 80명이 넘는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서울 강남권 일대에서는 집합 제한 명령을 위반하고 불법 영업을 한 유흥업소들이 단속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1일 "서울시 및 자치구와 함께 전날 새벽 시간대 서울 강남과 서초에서 클럽과 유흥시설을 합동 점검해 무허가 유흥주점 3곳을 적발하고 업주와 손님 등 53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며 "이 업소들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했지만 내부에 음향시설과 조명 등 춤출 수 있는 시설을 갖춰놓고 사실상 유흥주점 영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 간 거리두기 및 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영업하던 클럽 7곳도 적발했다"고 덧붙였다.
방역 전문가들은 설 연휴 감염 상황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만큼 언제 사태가 악화될 지 모른다는 반응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설 연휴 기간 여행지 감염, 거리두기 단계 완화로 발생한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이번 주 확산
[이진한 기자 / 명지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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