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거창 가북초 연극발표회. [사진 제공 = 가북초] |
폐교위기에 처한 시골학교인 경남 함양군 서하초등학교가 지난 2019년 전국을 대상으로 내건 이색적인 제안이다. 서하초는 당시 전교생 14명에 불과해 폐교위기에 몰리면서 이를 막고자 온 마을이 합심해 나선 것이다. 전교생 해외연수는 물론 소액의 임대료를 내면 가족들이 살수 있는 집을 제공한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자리를 알선하고 영어 특성화 교육 추진 등도 포함됐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학 문의가 쇄도했고, 불과 1년여만인 지금 이 학교는 전교생이 30명으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함양 서하초의 시골학교 살리기 일환으로 진행된 함양군의 '농촌 유토피아' 사업이 대통령 업무 보고 우수 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저출산 등 인구감소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인해 폐교 위기에 처한 시골 학교들이 대대적인 '학교 살리기'에 나서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경남 거창의 가북초등학교도 지난해 9월 폐교위기 탈출을 위해 구성된 민·관·교 협의체인 '가북 PLUS'를 출범 시킨 후 전국 홍보에 나서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 남해군 고현면 인구 유치와 학교 살리기추진위원회가 지난해 7월 인구 유치를 위한 대대적인 켐페인을 벌인 모습. [제공 = 고현면 인구 유치와 학교살리기 추진위] |
장재영 거창가북초 교장은 "민관교가 합심해 유치원 13명, 초등학생 21명 등 34명의 학생들이 그동안 전입했다"며 "아마 앞으로 몇 년 동안은 학교가 든든하게 유지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해 고현초도 학생수 감소로 폐교위기에 처하자 지난해 7월 학교와 주민들이 나서 학교 살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농촌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남해 고현면은 소멸위기 지자체 5위에 속할 정도로 인구감소가 급격히 이뤄지자 마을주민들이 나서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인 인구 유치에 나섰다. 고현초는 당시 전국적으로 캠페인을 벌이면서 학교와 주민들이 이주 가족을 대상으로 주택을 무상으로 알선하고 농지도 무상으로 임대하는 등 파격적인 선물을 준비했다. 또 입학하는 자녀를 대상으로 입학장학금 100만원, 전학 장학금 5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학교에서도 '꼬마박사' 멘토링 활동, 출판(책 만들기) 수업, 원어민 활용 영어 어학 캠프 등 맞춤형 교육을 홍보했다. 이후 당시 전교생 22명에서 46명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캠페인 이후 서울과 대전, 수원, 청주, 김해 등지에서 25명이 전학 온 것이다. 가족과 함께 이사를 오면서 덩달아 고현면 인구도 120여명이 넘게 늘어났다. 학교의 존폐를 걱정하던 진주 진성초와 미천초도 통학지원문제, 옥수수 수확 등 생태체험학습, 인라인스케이트 전교생 보급 등 다양한 맞춤형 교육 등으로 전입생이 늘어났다.
↑ 함양 서하초 겨울방학 영어캠프. [제공 = 서하초] |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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