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병원의 오진으로 아내를 떠나보냈다는 글이 올라오자 해당 병원이 정면 반박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오늘(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36세 아내가 대학병원의 오진으로 사망했습니다'란 제목으로 지난 18일 올라온 청원글에 4만 명 가까이 동의했습니다.
청원인은 "아내가 첫 아이를 낳고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한 채 1년도 되지 않아 사망했다"며 "아내는 2020년 4월 멀쩡하게 걸어서 A병원에 입원했지만 2021년 1월 14일 사망했다"고 적었습니다.
글에 따르면 아내는 해당 병원에서 지난해 2월 제왕절개로 출산했지만 두 달 뒤 얼굴과 몸이 부었고, A병원 측은 혈액암 초기라고 진단했습니다.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
이후 A병원 추천으로 회당 600만 원 상당의 신약 항암주사 등을 투여받았으나 아내의 상태는 갈수록 안 좋아졌고 지난해 10월 다른 B병원에서 혈액암이 아닌 EB바이러스 감염증 및 거대세포바이러스라는 다른 진단을 내렸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입니다.
청원인은 "B병원에서 아내가 너무 안 좋은 상태로 왔고 기존 항암치료 또는 어떤 이유로 인해 온 몸 면역력이 깨져서 치료방법이 없다고 했다"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꼴 같다고 라고 하신 말씀을 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에 A병원으로 지목된 중앙대병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적극 반박했습니다.
중앙대병원은 "본원 의료진은 정확한 검사를 통해 국제보건기구 WHO 분류에 따라 '악성림프종(혈액암)'으로 명확히 진단했다"며 "이후 표준 진료 지침에 따라 정상적인 진료 및 치료를 시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치료 기간 내내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승인받은 약제 조합만을 투여했으며, 마지막에 사용한 약제는 고가지만 치료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을 가족보호자 측에 설명하고 사전 동의 하에 투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병원 측은 "젊은 환자분이 오랜 기간 힘든 투병을 하는데 안타까워하며 최선을 다해 진료에 임했다"며 "쾌차하시기를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도 했습니다.
온라인에선 해당 청원과 병원 입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암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으니 오진은 아닌 것 같다", "암 초기라면서 왜 신약부터 썼을까", "환자에게 입증 책임을 지우는 의료사고 관련 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