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시신 30년간 옥상에…"모친 뜻 따라 장례 안 치른 듯"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0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부패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아들이 30년 전쯤 사망한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지 않고 건물 옥상에 시신을 보관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관내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발견된 시신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2시쯤 옥상을 청소하던 청소업체 직원이 시신을 발견해 "천에 싸여 있는 물체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데 아무래도 시신 같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약 30년 전부터 건물주의 아버지가 자신의 어머니가 숨진 뒤 장례 없이 시신을 옥상에 보관해온 것 같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발견된 시신은 '미라'처럼 시랍화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신고는 했는데 장례를 안 치른 것 같다"며 "가족들 얘기에 따르면 (30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생각이 남달라, 자기 나름대로의 신앙에 따라 장례를 안 치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의 DNA 분석을 의뢰하고, 노모의 사망 시점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신을 유기한 시점으로부터 공소시효가 지났는지 여부를 확인해 입건 여부를 판가름할 방침입니다.

통상 시신을 버리거나 방치하는 경우 사체유기죄로 입건 될 수 있고 7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80대가 넘은 아들이 치매기가 있는데다가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접견이 쉽지 않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어 진실 규명 자체가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