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읏맨의 송명근(28) 선수가 "학폭 가해자가 맞다"고 직접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또 "내일(15일)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송명근은 1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청소년 시절 저의 용서받을 수 없는 어리석은 행위에 대해 피해자께서 쓴 글을 봤다"며 "네, 모두 사실이다. 전부 시인한다. 저는 학교 폭력 가해자가 맞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선배로서 무책임한 일이겠지만 내일 이후의 경기에 자숙하는 의미에서 출전하지 않는 것을 감독님을 통해서 구단의 허락을 받을 생각"이라며 "이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용서를 구했다.
앞서 지난 13일 송명근의 학폭 피해자라고 주장한 A씨는 포털사이트 네이트 판에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 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따르면 10여년 전 고교 1학년 배구선수였던 A씨는 학교 선배에게 폭행을 당했으며, 급소를 맞고 응급실에 실려가 고환 봉합 수술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A씨는 그 이후에도 괴롭힘은 줄어들지 않았고, 가해자들의 부모는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라며 두둔했다고 적었다.
A씨는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고 했던 엄마 말을 들었던 내가 너무 후회된다"며 "배구선수가 되고 싶어 어떠한 보상을 요구하지도, 논란을 만들지도 않았지만 여전히 그 당시의 힘든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송명근 사과 전문]
안녕하세요. 송명근입니다.
청소년 시절 저의 용서받을 수 없는 어리석은 행위에 대해 피해자께서 쓴 글을 보았습니다.
네, 모두 사실입니다. 전부 시인합니다. 저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맞습니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이 맞습니다. 그 어떠한 변명도 해명도 할 것이 없습니다.
제 아무리 어리고 철없던 시절이었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고 그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피해자님을 직접 만나 뵙고 진정 어린 사과를 드리고 싶은데 그런다고 해서 이미 가해진 폭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마음의 깊은 상처가 아무는 것도 결코 아닐 것입니다.
10년이 흐른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에는 저 스스로도 제가 가한 폭력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고,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지금 느끼는 만큼의 죄송한 마음과 후회하는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도 당연히 피해자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을 것이고, 저의 사과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기에 다시 한번 연락드려 진심 어린 사죄를 전달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저와 대화하는 것조차 불편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합니다. 과거 폭력 가해자를 다시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더더욱 죄송합니다.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리고 용서를 구하는 것과 별개로 공개적으로도 저의 악행을 시인하고 피해자님께 다시 한 번 더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그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어 아빠가 되고 많은 후배들이 생기다 보니 그때 했던 행동이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하고 나쁜 행동이었는지 처절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제가 가한 가해 행위, 그로 인한 피해 사실은 결코 지워지고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로 인해 피해자님은 평생 고통 속에 살아가시겠지만 저 또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하고 후회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저지른 무책임한 저의 행동에 의해 스포츠계와 배구계 그리고 OK 배구단, 감독님, 소중한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현재 치열한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리그 중이라서 무엇보다도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습니
아울러 선배로서 무책임한 일이겠지만 내일 이후의 경기에 자숙하는 의미에서 출전하지 않는 것을 감독님을 통해서 구단의 허락을 받을 생각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송명근 올림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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