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타로호랑 유튜브 캡처] |
↑ 유튜브에 '취업운'을 검색한 결과.[사진 출처 = 유튜브 캡처] |
취업준비 '2년차' 한종민(가명·28)씨는 유튜브에서 타로를 봐주는 채널에 푹 빠져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 세계적 유행이 된 지도 1년이 훌쩍 지났다.
갈 곳도 마음 둘 곳도 잃은 설 연휴, 청춘들은 '언택트 점집'에 이끌리고 있다.
유튜브 내 타로, 사주, 점 관련 채널은 1013개에 달한다. 특히 MZ(밀레니얼) 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는 건 타로 채널이다. 현재 인기가 많은 '호랑타로' 채널은 구독자가 43만 명을 훌쩍 넘는다.
타로 영상을 재생하면 '타로 리더' 유튜버는 타로를 섞고 테이블 위에 타로 카드 4장을 펼쳐 보인다. 시청자가 카드를 고를 수 있는 조금의 시간을 주고 1번 카드부터 순서대로 '제너럴 리딩(General Reading)'을 시작한다.
'제너럴 리딩'은 특정 개인을 위한 해석이 아니라 일반적인 타로 해석을 의미한다. 모두를 위한 해석이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안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시청자들은 '소름' 돋는 결과라는 반응을 줄곧 내놓는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강지연(가명·26) 씨 역시 타로 채널을 통해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강 씨는 "취업에 필요한 정보들, 면접 후기들을 커뮤니티들에서 찾다가 취직이 안 될 것 같은 마음에 너무 막막했다"며 "그러던 중 친구들에게 유튜브에서 타로를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궁금해서 저 도 찾아보게 됐다. 타로 종류가 여러 개인데 그중에 취업운을 보니, 희망적인 말이 나와서 위안을 얻고 공부에 더 매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래도 종종 길거리에서 타로점을 보는 것을 즐겼다는 김예슬(가명·27)씨는 코로나19 이후로는 감염의 위험으로 타로 집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꺼리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예전에는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마음이 힘들었을 때 타로 집에 들러서 점괘를 보면서 위로를 받기도 했다"며 "근데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는 좁은 공간에서 타로 점을 보는 게 아무래도 위험할 거 같아서 선뜻 타로 집에 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대신 유튜브 타로 영상을 봤다고 한다. 타로 영상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은 단연 '연애운'이다.
코로나19로 인연을 쉽게 만나기 어려운 청춘들이 유튜브로 몰려 자신의 연애운을 점쳐보고 있는 셈. 김 씨는 "코로나로 인해서 밖에도 잘 못 돌아다니게 되면서 연애를 하기가 더 힘들어졌는데, 앞으로 남자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할 때마다 타로 영상을 본다"며 "나만을 위한 해석이 아닌 것을 아는데도, 희망적인 메시지가 나올 때마다 위로가 될 때가 많았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내·외적 요인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는 게 분명히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청년들이 취직이 잘 안 되고, 성취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타로·점 같은 것들은 일종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특히 점이나 타로 등은 '자기충족적 예언'의 심리 효과도 있어서 좋은 점괘가 나오면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동기 부여가 될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1derlan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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