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고령층에 접종하지 말라는 권고를 내린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백신의 고령층 접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내일(10일)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어서 만 65살 이상 고령층에 대해 어떤 입장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및 효과성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 최종점검위로 이어지는 '3중'의 전문가 자문 절차를 밟고 있는데 앞서 1단계 검증 자문단 회의에서는 만 65살 고령자에게도 이 백신을 투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2단계 중앙약사심의위에서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판단 유보'라는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식약처의 최종 결정을 지켜본 뒤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접종계획 조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오늘(9일) 질병청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계획'에 따르면 1분기에는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소자 등 약 77만6천900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됩니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접종되는 백신은 냉장(2∼8도) 보관·유통이 가능한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오는 24일부터 75만 명분(150만 도스)이 순차적으로 공급됩니다. 이는 정부가 제약사와 1대1 공급 계약을 맺은 1천만 명분 중 일부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 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제품입니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백신 공동구매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이하 코백스)를 통해서도 상반기 내에 이 백신 약 130만 명분(259만6천800도스)을 들여오기로 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식약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허가를 내주면서 만 65살 이상 고령층에 대해 접종 제한을 권고한다면 이런 접종 계획은 어그러지게 될 공산이 큽니다.
당장 24일부터 백신 공급이 시작되는 만큼 질병청은 그 이전에 접종계획을 조정해 접종 대상자를 확정해야 합니다.
현재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효과가 있음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고령층에 대해서는 접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만 65살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수가 다른 백신에 비해 부족해 이 연령대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안전성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런 논란과 관련해 "전문가 자문과 예방접종전문위(심의), 그리고 식약처의 최종 허가 과정을 살펴보고 접종계획을 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 청장은 또 "영국 당국과 아스트라제네카 측을 통해 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해서 확보했다"며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이 백신과 관련한 전문가 회의 등이 잡혀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의 경우 이달부터 화이자 제품으로 접종을 받게 됩니다.
정 청장은 "현재 의료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진료하는 전담병원을 중심으로 1차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접종을 예정하고 있고, 물량은 코백스에서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을 먼저 활용해 접종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화이자 백신은 코백스를 통해 이르면 2월 중순 이후 약 6만 명분(11만7천 도스)이 도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공급 일정은 다소 조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 청장은 "처음으로 물량이 공급되는 것이어서 코백스와 화이자 간에 계약이 이뤄져야 하고, 또 우리도 화이자와 공급 계약 및 운송 계획을 논의해야 해서 행정절차들이 좀 남아 있다"면서 "저희
한편 정부는 본격적인 백신 접종에 대비해 이날부터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모의훈련을 실시합니다.
훈련을 통해 실제 예방접종 시 발생 가능한 상황을 확인·점검하고 예방접종 지침을 보완할 예정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