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러시아제 백신 포함 모든 가능성 검토”
비웃음 샀던 ‘스푸트니크V’ 각광
우리도 도입 괜찮을까?
국내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도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립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오늘(8일) ‘시민참여형 코로나19 백신 특집 설명회’에서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 관련해서는 저희가 변이라거나 공급의 이슈 이런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추가백신에 대한 확보 필요성 그리고 내용들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는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계약을 계속 검토 중"이라면서 "미국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계약이 체결되면 저희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설명회 도중 다수 언론이 정 청장의 발언을 인용해 속보로 ‘러시아 백신의 도입에 대해서 검토하겠다’라고 보도한 데 대해 추가 확인을 요구하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제가 답변드렸던 것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모든 백신을 다 후보에 두고 검토하겠다는 그런 말씀”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계약이 검토되고 있지는 않으나,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백신들을 다 열어놓고 가능성에 대해 검토한다는 답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필요하다면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도입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백신 물량 부족…각광받는 '스푸트니크 Ⅴ'
영국의 저명한 국제 의학저널 '랜싯'에는 최근 '스푸트니크 Ⅴ'의 3단계 임상시험 결과가 게재됐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대략 2만 명에 대한 3상 시험 결과 면역 효과는 91.6%로, 60세 이상에 대한 임상 시험 결과에서도 면역 효과는 91.8%로 나타났습니다. 안전성 역시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백신의 면역 효과 95%, 모더나 백신의 면역 효과 94.1%에 못지 않은 결과입니다. 무엇보다 2~8도 정도의 상온에서 운반이 가능하다는 점과 2회 접종 가격이 20달러 수준이라는 점은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랜싯 집필진도 “새로운 백신이 코로나19와 싸움에 참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결론냈습니다.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스푸트니크V’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공급 전략에 일부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백신 접종 시작은 업계에서 백신이 아주 매끄럽게 공급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쓰라린 교훈이며, 우리가 분명히 과소평가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신의 대량 생산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과소평가했다는 것입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달 초 독일의 공영방송인 ARD와 인터뷰에서 “유럽의약품 승인을 받은 백신이면 항상 환영해왔다”라며 러시아산 백신 도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산 백신에 대한 좋은 자료를 접했다”며 푸틴 대통령과 스푸트니크V에 대해 대화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란은 ‘스푸트니크 V’ 접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사이드 나마키 이란 보건장관은 이에 대해 "가장 믿을만한 백신에 대한 평가를 시행한 뒤 가장 안전한 백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수입했다"고 설명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외에도 브라질과 멕시코 등이 스푸트니크V 도입 대열에 합류하는 등 러시아제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한 나라는 19개국에 이릅니다.
우리도 ‘스푸트니크V’ 접종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백신 종류에 따른 불안감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합니다. 남재환 가톡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백신은 기본적으로 수월성이나 경제성, 그리고 접근성 세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금 국내에서 도입하고 있는 백신들 중에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더 나쁘고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간혹 저에게 당신은 어떤 백신을 맞을 거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항상 제 순서가 돌아오면 종류와 상관없이 맞겠다고 말씀 드린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제 어머님이 80대”라면서 “어머니에게도 순서가 돌아오면 어떤 백신이든지 상관없이 맞으시라고 권유해드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백신을 맞아도 바이러스 감염을 100% 막아내지는 못 한다며 한동안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원석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역시 “백신이란 개인의 관점도 있고 공동체의 관점도 있는 독특한 약물”이라면서 “백신접종은 각 개인에 대한 보호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지켜나가는 또 다른 수단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백신에 대해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결되는 시기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것(불확실성 완전 해결 시점)은 어떤 약물도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그 시점의 득실을 따져서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시민참여형 코로나19 백신 특집 설명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백신 공급일정, 접종일정도 아직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