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분식회계, 채용비리 혐의 하성용 1심 집행유예

분식회계와 채용비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성용 전 사장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8일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하 전 사장 등 8명의 선고 공판에서 하 전 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0여건의 혐의 가운데 일부 횡령과 업무방해죄만 유죄로 인정됐다.
낮은 환율로 회삿돈을 환전한 것처럼 회계처리하고 차액 10억원을 빼돌려 사용한 혐의 등은 증거가 부족해 무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하 전 사장이 1억8000여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임의로 사용해 횡령한 부분만 유죄로 인정한다"며 "나머지 횡령 부분은 증거부족으로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 전 사장은 범죄 전력이 없고 부당채용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는 등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한 바가 없다"며 "하 전 사장이 이 사건으로 이미 1년여간 구금생활을 한 점 등 기타 제반사항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 전 사장은 이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2017년 9월 구속돼 같은 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올해 9월 법원이 보석을 허가해 풀려났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이 회사 이모 국내사업본부장과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정모 인사관리실장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회계분식·사기대출 등 혐의를 받는 심모 재경본부장 등 임원진 3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 전 사장에게 인사청탁을 한 지방자치단체 국장 박모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하 전 사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또 임직원들과 박씨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서 징역 8년 사이의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 전 사장은 2013년부터 2017년 1분기까지 경영실적을 올리기 위해 선급금을 과다 지급하고 손실충당금과 사업비용을 반영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매출 5358억원, 당기순이익 465억원을 분식회계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