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마주했던 경험이 그저 경험으로만 끝나서는 안 됩니다. 이 경험으로 앞으로 또다시 닥쳐올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죠."
오늘(8일) 64살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코로나19 유행 기간 마주했던 문제점과 아쉬운 점을 단순한 경험으로 남기는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만들고, 그 시스템을 중앙감염병병원에 이식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뼈 아픈 교훈을 얻었듯 코로나19 대유행 역시 앞으로의 감염병 대응체계를 만드는 데 활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 원장은 올해 1월 22일자로 3년 임기가 만료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31일 1년 연임됐습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을 평가받았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장 임기는 3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는 남은 1년여의 임기 동안 해야 할 단 하나의 과제를 꼽기보다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큰 틀'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중앙의료원의 숙원 사업이었던 신축·이전을 본격화하고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에 속도를 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베이스캠프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달 시작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중앙의료원은 신축 이전될 예정인 미국 공병단터에 코로나19 격리병동을 마련하고 이곳에 백신 접종을 위한 중앙예방접종센터를 설치했습니다.
정 원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사업 성공을 위해 ▲ 정확한 접종 ▲ 접종센터 표준모델 마련 ▲ 의료진 등 교육 ▲ 이상반응 모니터링과 원활한 소통 등 네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 원장은 "첫 번째는 접종일 수밖에 없다"며 "초기 도입 물량을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제대로 소화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번째로는 중앙예방접종센터가 정부에서 만드는 접종센터 250개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표준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백신 플랫폼과 특성이 모두 다른 만큼 공급과 접종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표준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접종과 관련해 의료진을 교육하고, 질병청에서 진행하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이 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료원 내부에서 접종자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확인해줬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 의료진을 중심으로 접종을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 원장은 "우리 의료원 사람이 1호가 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중환자실 의료진 등을 우선해서 접종 순위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환자실 간호사 등을 우선해서 고려하면서도 의료진은 아니지만, 중환자실에 자주 드나들 수밖에 없는 업무를 하는 분들도 배제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코로나19 백신 도입 이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고, 당장 눈앞에 닥친 중앙감염병병원을 '제대
정 원장은 "올해는 18년간 표류했던 중앙의료원의 이전과 신축이 구체적인 단계로 들어가는 시점인 데다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이라는 큰 과제도 있다"며 "중앙감염병병원을 제대로 만들고 그러한 기술과 노하우를 권역에 심어서 시스템과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