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임성근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는데 '탄핵'을 이유로 반려됐단 의혹이 제기돼 공방까지 벌어졌죠.
어제 임 판사가 "사표를 수리하면 탄핵을 못 한다"는 김 원장 말이 담긴 녹취를 폭로하자, 결국 김 원장은 "송구하다"며 거짓 해명을 인정했습니다.
박자은 기자입니다.
【 기자 】
어제 오전 임성근 부장판사 측은 김명수 대법원장 목소리가 담긴 대화 녹취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 인터뷰 : 김명수 / 대법원장 (지난해 5월 22일 대화 녹취)
-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서"
김 대법원장은 정치적 상황도 언급합니다.
▶ 인터뷰 : 김명수 / 대법원장 (지난해 5월 22일 대화 녹취)
-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 임 부장이 사표 내는 것은 난 좋아. 내가 그것에 관해서는 많이 고민도 해야 하고"
대화가 녹취된 지난해 5월 22일은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 등이 '양승태 의혹' 관련 법관 탄핵을 추진한 때입니다.
▶ 인터뷰 : 김명수 / 대법원장 (지난해 5월 22일 대화 녹취)
-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 말이야."
'거짓해명' 의혹에 김 원장은 "9개월 전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답변해 송구하다"며 '정기인사 시점이 아닌데 사직하는 건 원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당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김명수 / 대법원장 (어제 저녁 퇴근길)
- "임성근 부장판사님과 실망을 드린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와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헌정 사상 첫 법관 탄핵 국회 의결과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논란까지, 사법부의 신뢰성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jadooly@mbn.co.kr]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