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성적 우수 장학금을 형편이 어려운 동료에게 양보한 유예진(영어영문학과·사진 왼쪽에서 두번째부터). 황석빈(전기공학부 의공학전공), 김정훈(전기공학부 전기전자공학전공) 학생이 명예장학증서를 받았다. 울산대는 학생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제도를 2013년부터 운영 중이다. [사진 제공 = 울산대학교] |
울산대학교 성적 우수 장학생들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양보한 장학금 누적액이 1억원을 넘어섰다. 울산대학교는 행복나눔 명예장학제도를 통해 성적 우수 장학생들이 양보한 장학금이 지난해 기준 총 1억4468만원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이 장학제도는 좋은 성적을 받아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형편이 어려운 동료를 위해 자신의 장학금 양보하고 '명예장학생'이 되는 제도이다. 2013년 2학기에 15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양보한 것을 시작으로 8년째 운영되고 있다. 지난 7년간 매년 10여명의 학생들이 장학금 양보에 동참해 전체 참여 학생은 119명에 달한다.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등록금 납부 전 각 학과사무실에 장학금 양보를 신청하면 학교는 장학금 수혜자를 선정해 양보한 장학금을 전달한다. 장학금을 양보한 학생들은 총장 이름의 명예장학증서와 10만원 상당의 도서문화상품권, 소정의 기념품을 받는 것이 전부이다.
울산대에서 명예장학제도가 정착한 것은 대기업이 많은 울산의 산업 특성 영향이 크다. 울산대는 매년 입학생의 절반 정도가 울산 출신이다. 지난해 입학생 2200명 중 1200명(54.5%)은 울산 출신이었다. 울산은 대기업 생산공장이 밀집한 도시로 입학생들의 부모도 대기업 근로자들이 많은 편이다.
현대중공업, 현대차, SK에너지 등 울산에 있는 대기업들은 자녀 수와 금액에 상관 없이 대학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이들 기업에 다니는 자녀들은 회사에서 등록금이 전부 나오기 때문에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아도 별 소용이 없다. 그래서 장학금이 꼭 필요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양보하는 전통이 이어질 수 있었다.
박동순 울산대 대외홍보팀장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유지될 수 없는 제도"라며 "열심히 공부해 받은 장학금을 형편이 힘든 동료에게 양보하는 배려심이 자랑스럽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도 큰 격려와 용기를 얻은 만큼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지도록 학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물스물은 '20년대를 살아가는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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