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둔 이맘 때쯤 고향 장터는 서둘러 제수를 준비하는 어르신들에 자식 기다리는 부푼 마음들이 모여 훈훈한 분위기였는데, 올해는 상황이 180도 다르다고 합니다.
뚝 끊긴 손님에 한숨 소리 나오는 장터를, 심우영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 기자 】
명절 제사상에 오를 문어를 파는 안동 중앙신시장.
설 준비 손님이 올까 새벽부터 문어를 삶았지만,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 인터뷰 : 배금옥 / 문어 가게 주인
- "명절에 우리는 킬로 수로 치면 3,000kg 팔면은 지금 1,500kg~1,000kg도 못 팔 것 같아…."
37년을 이어온 떡집은 장사를 접어야 할 판입니다.
▶ 인터뷰 : 김경자 / 떡집 가게 주인
- "37년 동안 (장사)하면서 이런 일은 생전 처음이고 장사 매출도 80% 뚝 떨어져 버리니 시장에 뭐 손님이 와야 어쩌지…."
규모가 작은 시골장터는 상황이 더 나쁩니다.
문을 닫은 곳도 많고, 문을 연 과일가게, 건어물점에서는 한숨 소리만 납니다.
▶ 인터뷰 : 김동임 / 제수용품 가게 주인
- "진짜 시장에 나오기도 싫어요. 나와 봤자 사람도 안 오고, 답답해서 할 수 없이 나오지…."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경북 경산에 있는 이 전통시장은 뜨문뜨문 손님이 있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막힌 고향길에 차례를 준비하는 주부들 머릿속에도 '작게, 조금만'이 차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정식 / 경북 경산시
- "올 설에는 지출도 절반 정도 줄었고요. 또 거리두기 때문에 자식이 서울에 있는데…. 5인 가족이 되니까 오지 말라고…."
누구도 경험하지 않았던 명절 거리두기.
고향 장터의 시름도 그 어느 때보다 깊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
진은석 기자
김광연 VJ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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