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이 신경제구상이 담긴 USB가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회담 때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문제, 김은미 기자와 같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2018년 4월 27일, 그날 남북 정상이 만난다고 해서, 하루 종일 특보를 했던 기억이 나요.
【 기자 】
네, 지금 보시는 바로 저 모습. 역사적 장면인데,
파란색의 도보다리를 수행도 없이 정말 두 정상만 저렇게 걸었습니다.
걷다가 중간에 테이블에 앉아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30여 분간 저렇게 이야기도 했는데,
우리가 들을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새 소리뿐었습니다. 잠깐 같이 보실까요?
『SYNC : 2018년 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테이블 담소'』
정말 새소리만 명확하게 들리는데.
당시 열성적으로 영상을 찍던 북한 취재진도 김정은 위원장이 저리 가라고 멀리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소리가 안 들리니까 당시 입 모양을 보고 대체 무슨 말을 나누는 건지 추측이 무성했는데,
당시 모습을 본 구화 판독 전문가에 따르면 '핵무기', '미국', 그리고 '트럼프' 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언급됐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후에 알려진 이야기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내가 독어는 좀 하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걱정"이란 이야기를 문 대통령에게 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었습니다.
【 앵커 】
기억이 납니다. 대체 두 정상이 무슨 말을 나누는 건지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입모양만 봤었는데,
근데 그래서! USB를 건네는 모습은 포착이 됐나요?
【 기자 】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영상을 모두 돌려봤지만,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USB를 건네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실제로,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을 24시간 의전한 조한기 의전비서관은 자신의 SNS에 "거짓"이고 "악의적 왜곡"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조 전 비서관은 "당시 의전비서관이었던 나와 북의 김창선 부장이 함께 현장에 있었다. 전 세계에 생중계된 장면을 이리 왜곡할 수 있다니, 기가 찰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 앵커 】
그럼 그 USB는 언제 전달이 된 거예요? 안엔 구체적으로 뭐가 들어있어요?
【 기자 】
당시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방금 보신 저 도보다리 회담을 끝내고 바로 건너간 평화의집에서 그 USB가 전달이 됐다고 합니다.
청와대와 같이 남북정상회담을 기획한 통일부는 이례적으로 일요일인 어제, "당시 북측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는 원전이라는 단어나 관련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밝혔는데.
당시 USB에 대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의원은 이런 말을 해. 같이 보자.
『SYNC :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8년 5월)』
【 앵커 】
그러니까 홍 대표가 말한 USB에 든 북한 경제 부흥대책이 원전이냐, 아니냐가 관건인 거군요.
그럼 그 USB에 담아서 건넨 내용을 공개하면 되잖아요?
【 기자 】
네, 바로 그 내용에 대해 오늘 아침 윤영찬 당시 국민소통수석이 이렇게 밝혔습니다.
같이 들어보시죠.
『SYNC : 윤영찬 민주당 의원
(출처 : CBS '김현정의 뉴스쇼')』
그래서 당시 보도를 찾아봤습니다.
봤더니, 당시 보도는 남북경제협력 구상에 참여한 민간위원을 취재한 내용이었는데.
전력 인프라 확충, 도로와 철도 연결, 경제개발구역 계획 등이 담겼을 것이란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전력과 관련해서 남북 경협의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북한의 전력 분야 개선 계획이 담겼고, 수력 발전소의 현대화, 화력 발전소 신규 건설 내용이 담겼을 것이란 보도였습니다.
당시엔 추정이라고 보도가 됐었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 해당 보도가 맞다고 시인한 셈입니다.
【 앵커 】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