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 남해병원 화재는 유독 연기가 퍼지기 전 신속한 감지와 대피가 이뤄져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오늘(1일) 확인됐습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3분과 57분에 병원 내 비상벨이 잇따라 울리면서 화재 인지가 최초로 이뤄졌습니다.
두 번째 비상벨이 울린 뒤 지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타는 듯한 냄새가 나자 병원 관계자들은 즉시 소방당국에 화재 신고를 한 뒤 환자 대피에 나섰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연기가 심하지 않았던 1층 응급실로 급히 이동했습니다.
당시 연기가 중앙에 있는 계단 쪽으로 집중되던 상황이라 나머지 환자와 의료진은 이곳을 피해 비상구 등 다른 경로로 빠져나갔습니다.
초기에 빠져나가지 못한 위층 환자 20여 명은 옥상으로 대피해 있다가 사다리차를 타고 무사히 지상으로 내려왔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도 신고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 대피작업을 함께 도왔습니다.
병원 전체에 잇따라 비상벨이 울리며 당시 그곳에 있던 사람들 모두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화재 상황을 전파하며 대피하는 데에 큰 혼란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지하에서 발생한 연기가 지상까지 퍼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건물 일부에만 집중되며 사람들은 대피할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조처 덕분에 병원에 있던 환자 89명과 의료진 16명 등 105명 중 사망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연기를 흡입한 13명은 현재 다른 병원에서 치료 중입니다.
자칫 잘못했으면 1층 응급실에서 불이 나며 유독 연기가 삽시간에 퍼지고 탈출구가 막힌 바람에 45명의 인명피해를 낸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가 재연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하에 갇힌 연기의 느린 확산, 의료진과 소방당국의 빠른 대처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남해병원은 남해군보건소와 남해소방서와 신속대응반을 구축하고 연간 2∼3회씩 모의훈련을 해 왔습니다.
이번 화재도 평소 모의훈련 당시 습득한 것처럼 환자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재 뒤 급히 소집된 남해군보건소 직원들은 입원환자들을 이송할 수 있는 인근 지역 병원을 수소문했습니다.
이들은 진주와 사천, 전남 광양 등지의 병원 18
소방당국 관계자는 "지하에서 발생한 불은 지상까지 확산하지 않았으며 대피가 힘들 정도로 연기가 심하게 퍼지지 않아 인명피해가 없었다"며 "환자, 병원 관계자의 정확한 동선 등 구체적인 전후 상황과 화재 원인은 감식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