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의 철거가 예정된 한 재개발지역에서 불이나 다문화가정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함께 집에 있던 아이들의 엄마는 이웃들에게 구조돼 간신히 집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는데, 하루아침에 자신의 엄마와 자식을 동시에 잃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비좁은 골목길 끝, 소방관이 도착했을 때 주택은 이미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불이 난 곳은 오는 10월부터 철거가 예정된 재개발구역으로 고지대에, 주택 20여 채가 다닥다닥 붙어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은 결국 인근 지상 소화전에서 물을 끌어 겨우 불을 잡았습니다."
불은 1시간 20분 만에 꺼졌지만, 집 안에 있던 필리핀 국적 70대 할머니와 9살, 7살 손녀·손자가 숨졌습니다.
불이 난 집엔 결혼 이민자인 아이들의 엄마도 함께 있었지만, 이웃들에게 구조돼 목숨을 건졌습니다.
아이들의 아빠인 한국인 남성은 일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화재 장소 인근 주민
- "아이 엄마가 나와서 안에 사람이 있다고 그러는데 활활 타오르니까 누가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아이들이 안타깝네요."
불은 옆집에 살던 60대 남성이 자기 전에 켜놓은 석유난로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불을 끄려다가 못 껐다고 그러죠. 자신은 빠져나왔는데 다른 사람은 못 나왔다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늘(1일) 국과수와 합동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엄태준 VJ
영상편집 : 유수진
화면제공 : 강원 원주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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