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들개 출몰 민원이 잇따르자 포획된 들개의 숫자대로 민간업체에 대가를 주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3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지역 10개 군·구 가운데 8곳이 민간 업체와 계약을 맺고 들개 200마리가량을 포획했습니다.
각 지자체는 야생화된 유기견 등 들개가 무리로 몰려다녀 공포감을 준다거나 개에 물리는 피해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전문업체에 의뢰해 포획 사업을 벌였습니다.
들개 포획 시 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은 성견의 경우 1마리당 50만원, 자견의 경우 마리당 20만∼30만원 수준입니다.
시는 당초 성견 106마리 포획에 필요한 예산으로 5천300만원 가량을 책정했으나 실제 포획된 것은 200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민간업체에 포획 의뢰를 시작한 2019년에 잡힌 104마리보다 2배가량 많습니다.
각 군·구는 인천시가 배정해 준 들개 포획 예산을 모두 쓴 뒤에는 자체 예산을 들여 들개를 잡았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확한 들개 포획 숫자는 취합 중"이라며 "올해는 일단 성견 120마리 포획에 필요한 예산으로 6천만원 가량을 마련해놨으며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심에 출몰하는 들개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을 우려하는 주민들은 이 같은 포획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2일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의 한 양계장에서는 이곳에서 기르던 닭 300마리 가운데 250마리가 죽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농장주는 양계장의 철망과 땅 사이를 동물이 판 흔적이 발견된 점과 인근에 자주 들개가 나타났다는 점 등을 토대로 들개의 소행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계양구 다남동과 이화동의 농장에서 송아지·염소·닭 여러 마리가 들개에 물려서 죽는 일이 있었습니다.
계양구 관계자는 "1∼2개월 전에도 지역 한 농장에서 닭 30마리가 들개에 물려서 죽었다고 농장주에게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서구 검단동에 사는 김모(45)씨는 "들개 여러 마리가 몰려다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며 "언제라도 사람을 물 수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동물애호가 등 일부 주민들은 들개가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는데도 민간업체들이 대가를 바라고 어린 강아지까지 무분별하게 포획하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인천시 계양구가 효성동 재개발구역에서 들개가 출몰한
인천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잡아달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잡지 말라고 민원을 제기해 난감한 경우가 많다"며 "혹시나 모를 개 물림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들개를 지속해서 포획하면서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도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