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완만한 안정세를 보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IM 선교회발(發) 집단감염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났습니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00∼400명대를 유지해 왔으나 IM선교회가 운영 중인 비인가 국제학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감염 규모가 다시 커지는 양상입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나 경북 상주시 BTJ열방센터 사례와 같은 대규모 감염으로 번지지 않도록 정부가 초동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추가 확산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정부는 이런 위험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달 말로 끝나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조정과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 연장 여부를 확정할 방침입니다. 새 거리두기 조정안 등은 이르면 모레(29일) 발표됩니다.
오늘(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54명입니다.
당초 300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IM선교회 산하 대전 IEM국제학교 집단감염 여파로 확진자가 더 나왔습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491명입니다.
직전일 같은 시간에 집계된 276명보다 무려 215명 많았습니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인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에서 100명이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것입니다.
최근의 밤 시간대 환자 발생 추이를 볼 때 신규 확진자는 500명대 초반에서 많게는 중반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500명대 확진자가 나오면 지난 17일(520명) 이후 꼭 열흘만이 됩니다.
문제는 IEM선교회발 집단감염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방역당국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사태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대전 IEM국제학교에서는 전날 0시까지 학생과 교사 등 총 171명이 확진돼 현재 역학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초기 확진자들의 증상 발현일과 발병률 등을 고려했을 때 이달 4일부터 시설 내에서 지속해서 감염원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대전시는 물론 그 밖 지역으로의 전파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전국의 IM선교회 관련 20여 개 시설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지난 18일부터 카페,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 조처가 일부 완화된 데다 전체 종교시설의 대면 활동도 재개된 터라 어느 곳에서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는 불안한 국면입니다.
여기에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도 여전히 20%대를 웃돌아 지금도 지역사회 곳곳에서 조용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다음 달부터 적용할 새 거리두기 단계 등 후속 방역 조처를 이번 주 결정합니다.
정부는 그간 신규 확진자 감소세를 비롯해 각종 방역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거리두기 완화 필요성을 검토해 왔습니다.
실제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300∼400명대를 유지했습니다.
지난 1주일(1.20∼26)만 보면 일별로 404명→400명→346명→431명→392명→437명→354명을 기록해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394.9명꼴로 나왔습니다. 3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달 연일 1천 명대 확진자가 나왔던 때와 비교하면 대폭 줄었습니다.
특히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이자 지역사회 내 유행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최근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369명으로, 300명대를 유지했습니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전파하는지 보여주는 '감염 재생산지수' 역시 3주째 1 미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뜻합니다.
하지만 이런 지표는 IM선교회 집단감염 영향으로 다시 악화할 전망입니다. 정부는 이런 변수까지 고려해 거리두기 조정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의료계를 비롯해 각계 전문가,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생활방역위원회'(생방위) 회의를 열어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방역 조처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아직 정식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위원들 사이에서는 겨울철이 끝나지 않은 데다 설 연휴(2.11∼14)를 앞둔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의 방역 수위를 조금 더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생방위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지난해 2차 유행이 끝난 뒤 신규 확진자가 70∼100명 수준으로 나오자 방역 수위를 완화했고, 결국 3차 유행이 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조처와 관련해 "설 연휴에도 유지해야 한다는 게 여러 위원의 생각"이라면서 "작년 추석과 마찬가지로 올해 설 때도 이동이나 만남을 줄여야
정부는 이들 전문가 의견에 더해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까지 수렴해 거리두기 조정 방안과 함께 5인 이상 모임금지 연장 여부 등을 최종 확정할 방침입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조정안 등을) 가급적 금요일 정도에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현재 각 협회와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