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전반적으로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또다시 종교 관련 돌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불안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인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127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광주와 경기 용인시의 관련 TCS국제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다른 교회로까지 감염이 퍼지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당장 대전 IEM국제학교를 방문한 강원도 홍천지역 학생 30여명이 추가로 확진돼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해외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까지 속속 확인되면서 방역 대응의 또 다른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정부는 이런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달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금주 중 확정할 계획입니다.
오늘(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37명입니다.
직전일(392명)보다 45명 늘어나며 다시 400명대로 올라섰습니다.
당초 휴일 검사건수 감소 영향으로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 초반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전 IEM국제학교 집단발병 여파로 감염 규모가 커졌습니다.
IM선교회가 운영하는 경기도 용인 수지구의 요셉 TCS 국제학교와 광주광역시 TCS 에이스 국제학교와 관련해서도 각각 12명, 2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날 밤 긴급 재난문자를 통해 "1월 4일 이후 IM선교회, IEM국제학교, TCS국제학교 방문자 및 관련자는 신속히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달라"고 안내했습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276명입니다.
직전일 같은 시간에 집계된 415명보다 139명 적습니다.
하지만 오후 9시 이후로 강원 지역에서만 39명이 추가돼 전체 확진자는 300명을 넘어 초중반대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강원 지역에서 추가로 나온 39명은 대전 IEM국제학교를 방문한 강원 홍천지역 학생 37명과 인솔자 2명으로, 전날 오후 늦게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정부는 그간 신규 확진자 수 등 각종 방역 지표를 근거로 3차 대유행이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해 왔습니다.
최근 1주일(1.19∼25) 상황을 보면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386명→404명→400명→346명→431명→392명→437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399.4명꼴로 나왔습니다.
이 중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370.9명으로, 2.5단계 기준(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을 벗어나 2단계 범위(300명 초과)로 내려왔습니다.
권역별로 보면 1월 3주차(1.17∼23) 기준으로 수도권(264.9명)을 제외한 모든 권역이 2단계 기준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300명대이기 때문에 단계 조정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관련 협회나 단체, 지방자치단체, 중앙 부처, 그리고 생활방역위원회의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다만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에 관련해선 "지금까지의 확진자 발생의 가장 큰 특성 요인이었던 '개인 간 접촉'을 차단하는 데 있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처가 큰 효과가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우리 전통 설 문화 등을 고려할 때 연장 여부를 어떻게 할지가 현재 큰 고민이다. 관련 전문가, 생활방역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행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는 완화되고 5인이상 모임금지 조치는 연장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두 조치는 이달 말 종료됩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이 여전히 불안한데다 해외에서 유입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까지 추가로 확인돼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이 이달 18일 이후 입국한 해외유입 확진자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9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영국발(發) 변이가 4명,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발 변이가 3명, 브라질발 변이가 2명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누적 감염자는 영국발 변이 19명, 남아공발 변이 5명, 브라질 변이 3명 등 총 27명으로 늘었습니다.
방역당국은 그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력이 1.7배 강해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할 경우 감염 재생산지수가 0.8에서 1.2로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확진자 감소 추세에 만족해 방심하다간 언제든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방역의 고삐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설 연휴까지 지금 상황을 유지하지 않으면 (상황이)
이 교수는 특히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5인이상 모임금지 조치를) 해제하면 바로 감소세가 깨진다"면서 "지난해 추석 때보다 더 위험하기 때문에 가족끼리 모이지 말아야 한다. 지금 기조대로 가지 않으면 이번 겨울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