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루다'로 개인정보 유출됐다"…342명 집단소송 나서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를 통해 개인 정보를 유출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300여명이 집단소송 절차를 시작했다.
22일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의 이루다 소송 모집 페이지에 따르면 342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소송 모집은 전날인 21일에 마감됐다.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태림 측은 "우선 신청을 마감하고, 추가 모집 여부는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캐터랩은 연애 분석 앱 '연애의 과학'과 '텍스트앳', '진저' 등을 통해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수집, AI 챗봇 '이루다'를 제작했다. 카톡 대화를 약 100억건 수집한 다음, 이 중 1억건을 추려서 이루다의 데이터베이스(DB)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개인들의 사적인 카톡 대화가 담긴 텍스트를 당사자 모두의 동의 없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됐다. 법무법인 태림 측은 "특정 개인의 주소나 실명, 계좌번호 등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사례가 많이 발견됐다"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 및 제3자 제공으로서 행정처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은 가해자에 대해 더 이상의 침해금지를 구하고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피해자 측은 전날 서울동부지법에 스캐터랩을 상대로 한 증거 보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스캐터랩이 이용자들 카카오톡 대화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DB)를 이번 사건의 증거로 보전해야 한다며 법원에 판단을 구했다.
현재 스캐터랩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가 끝나면 딥러닝 모델과 1억건의 이루다 DB를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100억건의 원본 카톡 DB와 1억건의 이루다 DB를 모두 증거로 보전해야 어떤 개인 정보 유출이 이뤄졌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측은 우선 법원을 통해 증거를 최대한 보전하고,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예정이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hjk@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