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천만원 써가며 공모해 정한 이름이 '용산공원'?

용산공원의 새 이름을 짓기 위해 대국민 네이밍(이름 짓기) 공모전을 벌인 결과 최종 '용산공원'으로 결정돼 누리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약 두 달여에 걸친 공모 기간에 상금까지 내걸었으나 이전과 똑같은 이름이 정해지면서 "혈세 낭비가 아닌가"하는 비판이 나온다.
용산공원측은 지난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명칭 공모전과 투표를 통해 '용산공원'이 최종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0월 19일부터 12월 4일까지 용산공원 명칭 공모전을 진행했다. 한·미 양국이 용산 미군기지 반환에 합의하면서 새롭게 국가공원의 정식 명칭을 국민과 함께 정하자는 취지에서다.
이 공모전에는 상금까지 걸었다. 1등에게는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여하고, 상금 500만원을 시상하겠다고 밝혔다. 2등 국토교통부 장관상(200만원), 3등 서울특별시장상(200만원) 등 상금 규모만 1000만원이 넘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용산공원'이 낙점되면서 공연한 일을 벌인 셈이 됐다. 용산공원이라는 이름은 공모전 기간 들어온 9401건의 시민제안을 온라인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는 "기존 명칭인 용산공원은 10여년간 사용돼 국민에게 친숙하고 부르기 쉬우며, 직관적으로 그 대상이 떠올려진다는 강점이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2등 '용산열린공원' ▲3등 '용산미르뫼공원'(용의 미르, 산의 뫼) ▲용산늘품공원 ▲용산국가공원 등 최종 선정된 나머지 4개의 후보들을 "용산공원의 다양한 주요 시설들의 이름에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용산공원 측의 해명에도 "코미디하냐", "혈세 낭비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용산공원 측은 페이스북에 당선작으로 용산공원 선정을 발표했다가 비판이 이어지자 게시물을 내리고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 및 블로그를 확인해달라"고 밝혔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hjk@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