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불렀더니 전자발찌 찬 성범죄자…심부름 앱, 1천만원 배상 판결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 전과자를 중개해준 '심부름 앱'이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오늘(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제3민사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인력중개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A사에게 "원고인 앱 사용자 B씨에게 1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원고 B씨는 2018년 6월 자신의 아파트 내 책장을 옮기는 일을 부탁하기 위해 심부름 앱에 '미션 요청 글'을 올렸고, C씨를 미션 수행자로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C씨는 강간 치상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2017년 형 집행을 마치고 출소했으나 위치추적을 위한 전자장치를 부착한 상태였습니다.

C씨는 미션 수행을 위해 원고의 아파트를 방문한 후 흉기를 이용해 B씨를 협박하고 추행까지 했습니다. 그는 이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이후 충격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B씨는 C씨를 고용한 A사에 지휘·감독 책임이 있다며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A사가 앱을 광고하면서 직원들이 엄격한 신원 검증을 거친 것처럼 광고한 것이 '허위광고'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사는 광고에서 '엄격한 신원 확인과 검증 절차', '안전' 등을 거듭 강조했다"며 "하지만 사실상 검증 과정은 신분증과 연락처를 수집하는 과정에 불과했을 뿐, 인성이나 범죄 경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는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A사의 광고는 사실을 은폐한 기만적인 광고이거나 사실과 다른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며 "원고가 입은 성범죄 피해는 이러한 광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